지난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 LG와 SK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LG가 젊은 내야수 강승호(24)를 SK로 보내고, SK의 투수 문광은(31)을 영입했다. 김지용의 부상 등 불펜이 헐거워진 LG는 급하게 투수를 필요로 했고, 군필 내야수를 내주고 올해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불펜 요원을 데려왔다.
후반기 급격한 추락에 빠져 있던 LG는 불펜 강화가 시급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투수는 영입하기 힘든 자원, 웬만한 투수를 데려오려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순위 다툼에 다급했던 LG는 미래 잠재력에서 손해 보는 트레이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2달이 지난 후, LG의 트레이드는 완전 실패로 드러났다. 오히려 SK가 전도유망한 내야수를 거의 공짜로 얻었다. LG가 원해서 한 트레이드였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문광은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더구나 LG는 5강 희망이 사실상 사라져, 당장의 트레이드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 미래 자원을 잃은 셈이 됐다.
10월 1일 현재, 문광은은 1군 엔트리에도 없다. 8월 중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9월 4일 KBO리그가 재개될 때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9월초 2군에서 3경기에 출장했고, 지난 9월 9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에서 1타자 상대로 던진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군에 있다고해도 불펜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문광은은 LG 이적 후 6경기(6⅔이닝)에 출장해 1패 평균자책점 12.15로 안 좋았다.

반면 강승호는 SK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고 있다. 강승호는 이적 후 1군 출장 기회를 꾸준히 받았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트레이드 이전 LG에서는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타율 1할9푼1리를 기록한 채 5월초부터 줄곧 2군에 머물렀다. SK 유니폼을 입고 곧바로 출장 기회가 주어졌고, 9월 중순까지는 SK에서 타율 4할대, OPS 1을 넘는 깜짝 활약을 하기도 했다.
최근 6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SK 이적 후 타율 3할4푼7리(75타수 26안타) 2홈런 18타점 출루율 0.410, 장타율 .493, OPS .893을 기록 중이다.
당장 올 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키스톤 콤비가 불안한 SK의 내야 한 자리 고민을 덜 게 됐다. 투수가 아쉬웠던 LG가 당장의 즉시 전력을 위해서 출혈이 불가피했지만, 트레이드 이후 두 선수의 활약은 너무나 극과극으로 대조된다.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거의 사라진 LG의 올 시즌 뼈아픈 결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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