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불가 선언"-구단 '불만 분위기'…물 건너간 FA 개선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01 17: 01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KBO의 FA 제도 변경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확고히 드러냈다. 구단은 “마치 처음 협상한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도 FA 제도 변경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선수협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KBO가 제시한 FA 제도 변경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최근 KBO는 ▲ FA취득연차 1년씩 하향 ▲ FA 등급제(A·B·C등급) 시행 ▲ FA 계약 상한제 시행(총액 80억 원) ▲ 부상자 명단 제도 신설 ▲ 최저연봉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변경안을 선수협에 전달했다. 그러나 선수협은 논의 끝에 1일 이를 거부했다.
선수협 측은 시기적 문제, 효율성 문제 등을 들어 이 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곧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선수들 내부에서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일주일 뒤 명단이 발표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또한 FA 금액에 상한선을 두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우려되는 차원이 있으며, 보상규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등급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됐던 FA 상한제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금액을 수정한 제안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에 위반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선수협의 의견은 “공급을 늘리는 것이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선수협은 이날 ▲ FA연차 고졸·대졸과 관계없이 7년 ▲ 재취득연한·연봉감액제도 폐지 ▲ 최저연봉 인상 등을 골자로 역제안을 했다.
구단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면서도 그간 FA 제도 변경안을 놓고 선수협과 논의를 한 것 자체가 무산됐다며 유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KBO에서 일방적으로 이 안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올 시즌 동안 선수협과 FA 제도 변경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강조했다. FA 상한제 또한 어느 한순간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 초안은 ‘보장 60억 원+옵션 20억 원’이었다. 구단에서 양보해 총액 80억 원으로 조정됐다.
선수협의 역제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를 해보겠으나 기본적으로 이사회는 ‘원샷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등급제 등의 재논의도 FA 상한제를 받는 상황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FA 상한제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놓은 선수협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FA 제도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FA 제도와는 일단 무관한 최저연봉에 대해서는 구단들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단계적으로 4000만 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 산출 근거로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의 최저연봉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한 구단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애꿎은 2군 선수들이 상당수 잘린다”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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