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원이 사랑 노래 없는 가을 컴백을 알렸다. 더 사랑한 적 없어서 사랑노래를 내지 않은, 박원의 새 앨범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까.
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가수 박원 새 미니앨범 'r'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박원은 라이브로 '올 오브 마이 라이프' 무대를 선보인 뒤 "새 앨범의 문을 열게 됐다. 가수가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이니, 이 자리에서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박원은 신보 'r'에 대해 "작업을 하면서 정해진 제목으로 곡을 만들고 부르기도 하는데, 가제를 짓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내가 좋아했던 걸로 노래를 만들어보니 대부분 제목이 'r'로 시작하더라. 앨범 타이틀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r'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원의 새 앨범 'r'에는 1번 트랙 '나/rudderless'를 비롯해 '우리/re', 'Them /rumor', 'kiss me in the night /rouge', '눈을 감아/real', '너/ridiculous' 까지 총 6트랙이 수록됐다. 박원은 정규앨범을 내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규앨범 욕심은 항상 있다. 앨범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정규를 결정하고 의미없이 더 노래를 넣는 것이 과연 좋을까 싶더라. 마음 속에서는 3집 정규 앨범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rudderless'에 대해 박원은 "동명의 제목 영화를 본 적 있다.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항상 억울하기도 하고, 피해자의 입장처럼 얘기하기도 하는데, 누군가에겐 가해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단어를 써놓고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들으면 좀 씁쓸할 수 있다. 내 얘기라서 '나'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앨범을 들은 리스너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박원은 "이 노래는 마지막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 이 가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듣는 분들이 그때 그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가사를 썼다"며 "트랙리스트를 신경 많이 쓰기 때문에 그 순서대로 들어줬으면 하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 타이틀만 빛 보지 않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원은 자신의 경험담을 곡으로 자주 써왔다. 박원은 "모두가 자기 얘기를 노래로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들려드린 노래들이 사랑, 이별이 주제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사랑을 한 것도 아니라서 억지로 사랑노래를 만드는게 좋을까 싶었다. 이번이 마지막 앨범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경험하면 그때 노래를 들려드리면 된다. 지금의 내 얘기를 들려드리면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원은 소속사를 통해 "이 앨범에는 항상 어딘가 착하고 상처받는 혹은 상처를 주었지만 슬퍼하고 미안하며 그 사람을 생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없다. 내가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도 없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슬픈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이번 앨범을 설명했다.
박원이 말한 '슬픈 앨범'은 과연 무슨 뜻일까. 박원은 "사랑, 이별을 얘기하는게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고 해줄 것 같다. 내가 부르면서도 씁쓸하더라. 네가 겪은 불행이 위로가 됐다는 것, 그런 내용이 씁쓸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슬픈 앨범이라는 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원은 "앨범을 쓰고 작업할 땐 홀가분한데 앨범을 내기 전 이때쯤은 무섭다. 그러면서도 언젠간 새로운 영역을 또 도전해보고 싶다.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들려드리면서, 앨범을 낼 때는 정말 다른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컴백을 앞둔 복합적인 마음을 전했다./jeewonjeong@osen.co.kr
[사진] 메이크어스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