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선수협 대립, 차라리 외인 숫자를 늘리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02 05: 55

KBO 이사회와 선수협이 FA 규약개정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FA 몸값 거품'을 잡기 위해 KBO가 FA 상한제를 제안했지만, 선수협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11일 KBO 이사회는 외국인선수 고비용 계약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선수 계약 금액을 연봉·옵션·이적료 등 총액 100만 달러로 제한키로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FA 제도에도 매스를 대려고 했지만 1일 거부 의사를 밝힌 선수협의 반발에 보류 상태가 됐다. 
지난 2000년 도입된 FA 제도는 매년 시장 총액 500억원 이상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제한된 선수 풀에서 구단들의 과잉경쟁이 낳은 결과. 이제라도 비용 절감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신입 외국인 100만 달러로 제한한 상황에서 국내 FA 몸값 잡기도 불가피하다. 

그런 가운데 외국인선수 보유 숫자도 관심을 모은다. 9~10구단이 창단한 지난 2014년부터 외국인선수 3명 보유, 2명 출장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신생팀 창단에 맞춰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선수협은 꾸준히 종전 2명 보유 환원을 주장한다. 
하지만 KBO는 타고투저를 잡고 경기력 유지를 위해 3명 보유를 고수하고 있다. 구단들도 외국인선수 몸값 상승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신입 100만 달러로 제한한 만큼 보유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군 4명 출전이 가능한 일본프로야구는 외국인 보유 제한이 없다. 
외인 의존도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공급을 늘려 전체 선수단 비용 절감, 경쟁 유도를 통한 경기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유 숫자를 무제한으로 풀면 국내 선수들의 팜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라도 외국인 보유 숫자를 확대하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육성형 외인'에 대해선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한 현장 지도자는 "외국인은 즉시 전력으로 써야 한다. 성적을 내야 할 스태프가 육성형 외인을 믿고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다"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구단 실무자는 "대체 선수 영입에도 적잖은 비용이 든다. 보험용 선수들이 있다면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 순기능을 말했다. 
외인 보유를 늘린다면 미국·중남미뿐만 아니라 일본·대만 같은 아시아 선수들도 저렴하게 데려와 육성할 수 있다. 기존 국내 선수들과 뿌리부터 경쟁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퓨처스리그를 향한 관심을 높여 흥행과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신입 선수 100만 달러로 제한한 만큼 외인 영입 비용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 FA 상한제가 현실적으로 통과가 어렵다면 대안은 외국인 확대뿐이다. 수년간 고착화된 타고투저에 피로감을 느끼며 실망스런 국제대회 경기력으로 실망한 팬들은 수준 높은 경기력, 경쟁력 강화를 원한다. 선수협도 당장 손해만 걱정할 게 아니다. 그러다 리그가 공멸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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