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좌완보강 효과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김성민, 정대현, 서의태, 이승호, 손동욱 등 5명의 좌완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1월 롯데와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FA 계약을 체결한 채태인을 주고 박성민을 받았다.
즉시 전력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좌완 기대주를 최대한 모으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 수 년간 스카우트 업무를 총괄했던 고형욱 단장은 "좌완 투수가 점점 귀해지고 있다. 장원준(두산), 차우찬(LG), 양현종(KIA), 김광현(SK) 이후 특급 좌완이라고 할 만한 재목이 나오지 않는다. 프로야구 전체의 발전을 고려하더라도 지금부터 좌완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민은 올 시즌 45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1패 5홀드(평균자책점 6.15)를 거두는 등 1군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김성민 뿐만 아니라 이승호에 이어 이상민까지 호투를 선보이며 넥센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승호는 올 시즌 1승 3패 4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5.53.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걸 감안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이승호는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전서 고배를 마셨지만 5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고척 NC전에서도 5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아쉽게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다음 등판을 더욱 기대케 하는 활약이었다.
2013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넥센으로 옮긴 이상민 또한 9월 확대 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 승격 기회를 얻었고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고척 삼성전서 3-10으로 크게 뒤진 8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상민은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상민의 무실점 쾌투는 패배 속 소득이었다. 이상민의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23일 고척 SK전에서도 선발 한현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27일 고척 롯데전에서도 ⅔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넥센은 좌완 기근에 시달리는 일부 구단과는 달리 좌완 자원이 풍부해 벤치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더욱 다양해졌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what@osen.co.kr
[사진] 이승호-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