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염경엽 단장이 부임한 뒤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했다. 지난해 4월 KIA와의 4대4트레이드, 5월 넥센과의 1대1트레이드, 그리고 올해 7월 LG와의 1대1트레이드다.
지난해 4월에는 KIA와 대형 트레이드를 했다. 이명기, 김민식이라는 아까운 자원들을 내줬다. 외야수 노수광(28)을 얻기 위해 출혈을 감수했고, 판이 커지자 이홍구(28)라는 포수 자원에도 주목했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는 좌완 김택형과 김성민을 맞바꿨다. 김성민은 SK의 2017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였지만, 김택형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쳤다. LG와의 트레이드에서는 내야 리빌딩의 핵심으로 강승호(24)를 노린 끝에 뜻을 이뤘다.
이 중 강승호 트레이드는 시작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팀에서 활용도가 떨어진 우완 문광은을 내주고 군필 내야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설사 강승호가 실패한다고 해도 그렇게 손해를 보지 않는 장사라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강승호가 이적 후 활약하자 기대감은 더 커진다. 강승호는 SK 유니폼을 입고 31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 2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3으로 활약 중이다.

KIA와의 트레이드는 ‘윈윈 트레이드’로 재조명된다. 지난해에는 이명기 김민식의 가세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린 KIA의 완벽한 승리로 평가됐다. 하지만 SK 또한 노수광이라는 발 빠르고, 출루율 높은 리드오프를 얻었음을 증명하며 균형추를 맞췄다.
노수광은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 출루율 3할8푼3리, 8홈런, 53타점, 25도루로 대활약했다. 이성우라는 백업 포수와 윤정우라는 대타 카드도 점점 빛이 난다. 여기에 이홍구는 아직 제대로 긁어보지도 않은 복권이다. 내년 제대가 예정되어 있다. 구단에서는 이재원의 뒤를 이을 포수로 보고 있다. 이홍구까지 성공하면 오히려 SK가 더 이득을 본 트레이드로 기록될 수 있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는 이제야 성과가 난다. 김택형은 팔꿈치 수술로 애초부터 2018년 전반기까지는 활용이 불가했다. 최근 1군 마운드에 합류한 김택형은 10경기에 나가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몇몇 경기 난조 탓에 평균자책점은 7.20에 머물고 있으나 피안타율은 1할7푼6리에 불과하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매력에 힐만 감독도 사실상 필승조로 간주한 기용이 읽힌다. 내년에 더 기대가 되는 자원이다.
야구계에서는 프런트 및 현장 경험이 풍부한 염경엽 단장의 승리로 보고 있다. 염 단장은 스카우트 경력, 운영팀장 경력, 코치 경력, 그리고 성공적인 감독 경력과 단장 경력까지 모두 갖춘 보기 드문 이력의 인사다. 이런 경험들이 선수를 보는 눈과 협상의 기술, 그리고 팀의 장기적 비전을 만드는 능력을 만들었다. 노수광 강승호 김택형 모두 SK에 부족했던 유형의 선수들이었고, 이 재능에 주목한 염 단장은 결단력 있는 트레이드로 성과를 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기용도 빼놓을 수 없다. 힐만 감독은 노수광의 영입 이후 꾸준히 리드오프로 출전시키며 기회를 줬다. 강승호의 트레이드 직후 1군 콜업은 염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가 놀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김택형도 부상 터널을 빠져나오자 적시에 활용하며 경험을 주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의 손발이 비교적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아직 전성기에 이를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더 큰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