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보니 가관"…'골목식당' 향한 무차별 비난, 황교익이 왜 그럴까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10.02 20: 56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대전 청년구단에서 솔루션을 진행하는 가운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골목식당'의 막걸리 테스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9월 12일 방송된 SBS '골목식당'에서는 대전 청년구단 가게들의 솔루션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백종원은 물론, 손님들에게도 최악의 평가를 들은 막걸리 가게의 테스트가 진행됐다. 백종원과 제작진은 청년구단의 막걸리를 포함해 전국 12개 지역의 막걸리를 맛본 후 어느 지역의 막걸리인지 맞히고 맛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대해 황교익은 1일 자신의 SNS에 "아무리 예능이라도 이건 (아니다)"라며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나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고 '골목식당'을 비판했다. 
황교익은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백종원과 '골목식당'의 의견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며 "대구의 대박 떡볶이집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아시죠?"라고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의 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동의했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골목식당' 방송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황교익은 2일 다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황교익은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라 하면 불가능하다"라며 "막걸리를 잘 빚으려면 잡맛이 없는 위생적인 물이면 충분하다.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염소 냄새가 문제이면 수돗물 받아다 하루이틀 두었다 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기획해 던진 첫 대중 강연의 주제가 '당신의 미각을 믿지 마세요'였다. 인간의 감각이란 게 워낙 허술해 그 분별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며 "맛은 음식에 있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뇌에 있다. 당신의 뇌를 믿지 마시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골목식당'과 백종원을 이른바 '공개 저격'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황교익은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엄선해 가져오겠다.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을 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송 안 봤다. 이 기사 봤다"고 기사 링크를 걸며 "기사에 방송 내용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오늘(2일) 오전에 다시 보기를 해서 방송을 봤다. 방송을 보니 더 가관이었다"고도 밝혔다. 
황교익의 '골목식당'을 향한 무차별 비난에 대해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2종 막걸리 맞히기는 청년구단 막걸리 집 솔루션 과정 중 하나다. 막걸리 맛 맞히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막걸리에 불필요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막걸리 집 사장을 위해 여러 지역의 맛걸리의 맛을 비교해보자는 취지의 테스트였던 것. 그런데 황교익은 '골목식당'의 전체 솔루션이 아닌, 12개 막걸리 맞히기라는 극히 일부분을 전체로 확대해석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골목식당'은 맛을 위한 '미식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게 제대로 장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영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황교익의 비난은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골목식당'을 향한 잘못된 회초리가 아쉬운 이유다. /mari@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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