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No” 12G 10승 롯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03 06: 05

롯데 선수단은 여전히 5위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그들의 의지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드러나기에 감동이 있다. 롯데는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시즌은 절망적이었다. 한참 치고 나가야 할 때 연패에 빠졌다. 9월 7일부터 9월 16일까지 8경기를 내리 졌다. 5위권의 승차가 한참 벌어졌고, 오히려 9위 NC의 추격에 시달리는 신세였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구위가 떨어졌다는 판단 하에 방출됐다. 선수단 분위기에서도 뭔가의 ‘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그 말은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연패 기간 동안 롯데의 경기력은 말 그대로 무기력했다. 마운드는 네 번이나 9실점 이상을 했다. 반대로 타선은 네 번이나 3득점 이하 경기를 했다. 잔여경기가 많이 남았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런데 롯데가 달라졌다. 최근 12경기에서 10승을 거두고 불씨를 살렸다.

롯데는 9월 23일 삼성전(2-5), 9월 28일 넥센전(8-9)에서만 졌을 뿐, 나머지 10경기를 모두 이겼다. 사실 선발진이 대체적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불펜의 헌신과 고비 때마다 힘을 낸 타선의 분전으로 극적인 승리를 쌓아가며 어느덧 5위 KIA와의 승차를 2.5경기까지 줄였다. KIA와의 맞대결이 네 번이나 남아있음을 생각하면 이제 역전 시나리오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경기 내용은 팬들을 뭔가 끓어오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 기간 롯데는 10승 중 무려 6번이 역전승이었다. 5회까지 뒤진 네 번의 경기에서 세 번이나 역전승을 거뒀다. 지고 있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투지는 굳이 수치로 확인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인상을 남겼다. 비록 몸은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승리들이었다. 때로는 그런 분위기가 지친 몸을 이끌기 마련이다.
2일 인천 SK전도 그랬다. 누가 봐도 힘든 경기였다. 선발 김원중이 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불펜투수들이 줄줄이 동원됐지만, 9회에 돌입할 때 여전히 4-6으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9회 놀라운 집중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이대호의 병살타는 팀 분위기를 처지게 할 수 있었지만, 연장 10회 베테랑 채태인이 역전 솔로포를 때려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는 저력을 선보였다. 전형적인 강팀의 경기 내용이다.
불펜투수 9명도 각자 맡은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9회 구승민, 연장 10회 손승락은 혼신의 힘을 다해 동료들이 만들어 준 기회를 살리려 애썼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팀에는 승리를, 팬들에게는 감동을 선사한 롯데다.
물론 5위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 곳에 있다. 남은 일정이 가장 빡빡한 팀도 롯데다. 선수들의 체력은 갈수록 고갈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롯데는 후회를 남기는 시즌 마무리를 원하지 않는 듯하다. 선수들의 몸짓에서, 벤치의 의지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불굴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희망 연장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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