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PS 37G' 오승환, 콜로라도에 가을 DNA 이식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03 06: 03

최초로 한국과 일본, 미국의 포스트시즌에 출장을 노리는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 팀에 '가을 DNA'를 이식할 수 있을까.
오승환의 소속팀 콜로라도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시카고 컵스와 '2018 메이저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판 승부를 벌인다.
콜로라도는 전날(2일) LA 다저스와 지구 1위 결정전에서 2-5로 패하면서 지구 2위로 추락,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내려앉았다. 일단 콜로라도는 디비전시리즈 진출과 가을야구 연장을 위해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판 승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콜로라도의 선발 투수는 올 시즌 17승(7패)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거둔 카일 프리랜드. 콜로라도 입장에선 팀 내 에이스를 출격시키는 셈이다. 그러나 프리랜드는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하다. 
지난해 콜로라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8-11로 패하면서 가을야구를 일찍이 마감했다. 특히 불펜진에서 대거 난조를 보이면서 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펜진을 대거 보강하면서 지난해의 아픔을 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브라이언 쇼와 웨이드 데이비스가 새롭게 합류했고, 오승환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데려왔다. 지난해 필승조가 아니었던 애덤 옥타비노까지 성장해 콜로라도는 지난해와는 다른 불펜진의 위용을 갖췄다.
다만, 가을야구는 또 다른 무게감 속에서 치러지는 경기. 특히 패하면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경기'의 특성상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리랜드의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불펜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또한 3일 휴식 후 등판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선발 존 그레이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1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의 악몽이 반복되지 않으란 법은 없다.
결국 올해 대거 확충된 불펜진의 전력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오승환이 과거 쌓아온 '가을야구 DNA'가 팀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총 37경기의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한국에서 28경기, 일본에서 9경기에 출장했다. 2005년(3경기 1승 1세이브 7이닝 11탈삼진 평균자책점 0)과 2011년(4경기 3세이브 5⅔이닝 8탈삼진 평균자책점 0), 두 번의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포스트시즌 성적은 통산 28경기(42이닝) 2승1패 13세이브 49탈삼진 평균자책점 1.29였다. 
일본에서도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2014년 클라이막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와 파이널스테이지, 그리고 일본시리즈까지 총 9경기(10이닝)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한국인 최초 MVP를 수상하기까지 했다. 한국과 일본의 가을야구에서 모두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물론, 2014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는 등 아픔도 있었다. 
그만큼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풍부하고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선수다. 오승환이 미국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앞두고 있지만 팀 내 투수들 가운데 오승환의 경험에 견줄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가 캔자스시티 시절 2014년과 2015년, 2차례의 월드시리즈를 경험했고 2015년에는 우승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28경기(38⅔이닝) 4승8세이브 평균자책점 1.40의 성적을 기록했다. 
브라이언 쇼 역시 포스트시즌 19경기(22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2.45의 성적을 남기고 있고, 2016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월드시리즈를 경험했다. 
비록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처음이지만, 과거의 경험이 팀에 도움이 안 될 이유는 없다. MLB.com은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환상적인 11시즌을 보내고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릴리버 중 하나다”면서 “콜로라도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오승환을 영입했다. 콜로라도는 오승환이 그들의 허약한 불펜을 강화하길 희망했고, 오승환은 이를 해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한 컵스와의 단판승부를 앞두고 MLB.com은 "콜로라도는 모든 선수가 나갈 수 있다. 오승환과 아담 오타비노, 웨이드 데이비스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콜로라도의 불펜진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오승환을 비롯해 데이비스와 쇼가 불펜진의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과연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쌓은 가을야구 경험들을 미국에서 풀어놓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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