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 걱정 없는 시즌이 얼마만이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03 06: 00

거의 매년 한화의 시즌을 예상할 때 약점으로 꼽힌 부분이 포수였다. 고질적인 안방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타팀에서 활약한 베테랑 포수들을 데려와 급한 불을 껐지만 2년 이상 지속 가능한 해결 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모처럼 20대 포수 2명이 한 시즌을 책임졌다. 포수 최재훈(29) 지성준(25)은 개막 엔트리에 든 뒤 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1군을 지키고 있다. 한화가 모처럼 포수 걱정 없는 시즌을 보낸 건 두 선수의 힘이 크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 수훈 선수를 꼽을 때 가장 먼저 포수들을 언급했다. 한용덕 감독은 "기존에 있던 (베테랑) 포수들이 다 빠져 나간 상태에서 포수들이 잘해줬다. 최재훈은 어느 정도 해줄 것이라고 봤지만 지성준이 거의 첫 시즌이나 다름없는데 중요한 순간 잘해준 게 컸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한화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자리 잡은 최재훈은 첫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22경기 타율 2할6푼7리 76안타 1홈런 25타점으로 공격력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기 2할3푼1리에서 후반기 3할3푼으로 반전을 이뤘다. 발은 빠르지 않지만 도루도 8개 성공,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진가가 돋보였다. 블로킹도 안정됐지만 안정된 볼 배합으로 투수들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강인권 한화 배터리코치도 "재훈이에 대한 투수들의 믿음이 상당하다. 선발이 아닌 날도 세이브 포수로 가치가 높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잘 버텼다"고 칭찬했다. 
지난해까지 1군 10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지성준은 한용덕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으로 기회를 잡았다. 94경기 타율 2할7푼4리 54안타 7홈런 29타점. 두 번의 끝내기 포함 결승타 5개를 터뜨리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득점권 타율 3할9리로 찬스에 거침없는 스윙은 경기 분위기를 크게 바꿔 놓았다. 
수비에서도 에이스 키버스 샘슨의 전담 포수로 배터리를 이루며 출장 비중을 높였다. 시즌 초반에 비해 프레이밍도 향상됐다는 평이다. 아직 볼 배합과 투수 리드에선 최재훈에 뒤지는 부분이 있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였다. 강인권 코치도 "감독님께서 성준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내년에는 출장 비중을 더 높일 수도 있다"며 주전 도약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올 시즌 롯데와 NC가 주전 포수 부재로 하위권 추락을 한 것에서 나타나듯 포수의 중요성은 두 말 할 것 없다. 오랜 암흑기 기간 포수 문제를 골머리를 앓아온 한화에 있어 2018시즌은 정말 오랜만에 포수 걱정 없는 해였다. 앞으로 '포수 왕국' 건설을 위한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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