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밀어낸 류현진, 성적으로 증명한 굳은 신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03 11: 15

모두의 예상은 빗겨나갔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류현진(LA 다저스)은 성적으로 굳은 신뢰를 얻어내 중책을 맡았다.
다저스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는 5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류현진을 내세운다고 공식 발표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6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다. 그리고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애틀랜타와 맞붙으며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를 위한 관문에 돌입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다저스다. 최근 가을야구에서도 투자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는 것을 가을야구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 첫 관문을 류현진과 함께 열게 됐다. 특히 다저스 마운드의 상징이자 명실상부한 에이스였던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1선발이라는 명예를 따냈다. 
당초 커쇼가 1선발, 류현진이 2선발로 예상됐다. 하지만 자리를 맞바꿨다.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류현진과 커쇼의 자리바꿈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상의 순리를 따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이 지난달 29일, 커쇼가 30일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순번 상으로 류현진과 커쇼가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 등판한다면 모두 5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자리가 바뀔 경우 커쇼는 4일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셈이다.
커쇼를 충분히 4일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게 할 수 있었다. 만약 커쇼가 명실공히 에이스라면 충분히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모험을 걸지 않았다. 커쇼를 당겨서 쓸만한 명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커쇼의 1차전 선발의 명분을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될만큼 류현진이 빼어난 성적을 거뒀기 때문.
류현진은 올 시즌 사타구니 부상으로 15경기 82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완벽 부활에 성공했다. 여기에 다저스의 명운이 걸린 막판 3경기에서는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달 17일 지구 우승 경쟁을 펼치던 콜로라도전(7이닝 무실점), 패하면 지구 우승이 물건너갈 수 있던 29일 샌프란시스코전(6이닝 1실점) 등 포스트시즌급 긴장감을 가진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까지 그에게 '빅게임 피처'의 호칭을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81이다.
반면, 커쇼는 통산 포스트시즌 24경기(19선발) 7승7패 평균자책점 4.35의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정규시즌만큼의 위력이 포스트시즌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게 커쇼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류현진이 견뎌낸 중압감을 이어가야 했던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전, 커쇼는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팀이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커쇼는 다시 한 번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뻔 했다.
결국 이러한 상반된 성적과 면모는 류현진을 향한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했고, 커쇼를 밀어내고 팀의 포스트시즌 1선발이라는 상징까지 얻게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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