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커쇼, 최초 PS 2선발 밀렸다...류현진 1선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10.03 17: 00

 말 그대로 놀라움의 충격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1선발의 영광을 차지했다. 커쇼가 포스트시즌 선발에서 밀린 것을 데뷔 후 처음이다.
LA 다저스는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류현진을 공식 발표했다. 커쇼는 6일 2차전 선발이다.
의미가 크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은 현재 그 팀에서 최고의 선발 투수를 의미한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디비전시리즈 3선발로 등판했다. 2015~16년은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쉬었다. 지난해 재활 후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탈락한 류현진은 올해 커쇼를 제치고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커쇼가 1선발에서 밀려 포스트시즌 2선발이 된 것에 미국 언론은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럴 만도 하다. 커쇼가 휴식일(나흘) 때문에 등판이 밀린 것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에서 2선발이 된 것이 데뷔 후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커쇼는 정상적으로 나흘 쉬고 5일 1차전 선발이 가능하지만, 닷새 쉬고 6일 2차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MLB.com은 "커쇼가 최근 10차례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 선발로 8번 등판했다. 나머지 2번은 모두 휴식일이 모자라 뒤로 밀렸다"며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2일 "커쇼는 1차전 선발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던 LA 타임스는 3일 "충격"이라며 류현진과 선발 순서가 바뀐 소식을 전했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커쇼는 그해 포스트시즌에는 구원 투수로 2경기 2이닝을 던졌다. 2009년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첫 등판했다. 그해 31경기에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한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왔다.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 10월 4일 콜로라도전(6이닝 무실점), 나흘 쉰 후 10월 9일 디비전시리즈 2차전 선발이었다. 1차전 선발은 3일 휴식이라 불가능했다. 2차전에서 커쇼는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 나흘 쉬고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중용됐다. 
이후 10번의 시리즈에서 2013년과 2016년 챔피언시리즈 2차전 선발도 휴식일 때문에 불가피한 일정이었다. 2013년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사흘 휴식→4차전 선발→나흘 휴식→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선발 일정이었다. 2016년에는 더 힘든 일정이었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사흘 휴식→4차전 선발→하루 휴식→5차전 세이브(⅔이닝 무실점) →이틀 휴식→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선발의 강행군을 했다.
# 커쇼의 역대 포스트시즌 선발
2009년 DS(2차전)*, CS(1차전)
2013년 DS(1차전), CS(2차전)* 
2014년 DS(1차전)
2015년 DS(1차전)
2016년 DS(1차전) CS(2차전)* 
2017년 DS(1차전), CS(1차전), WS(1차전)
2018년 DS(2차전) 
*3차례 2차전 선발은 모두 휴식일 때문. DS는 디비전시리즈, CS는 챔피언십시리즈, WS는 월드시리즈 
커쇼는 올 시즌 두 차례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26경기(161⅓이닝)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9월에 6경기에서 3승 무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3.89로 가장 안 좋았다. 지난 달 30일 샌프란시스코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커쇼는 4일 휴식 선발 루틴을 선호하지만, 올해는 5일을 쉬고 던졌을 때 12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좋았다. 4일을 쉬었을 때는 9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21이었다. 2차전 선발로 나서면 5일을 쉬고 던지게 된다. 최근 부상치레가 잦은 커쇼에 휴식일을 더주고, 다저스 코칭스태프가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류현진의 기세가 좋다. 시즌 초반 6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고, 허벅지 부상으로 두 달 넘게 공백기가 있었다. 복귀 후 9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1.88(53탈삼진 5볼넷)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3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놀라운 기록을 보여줬다.
MLB.com은 "커쇼가 2차전 선발로 던지고 나흘 쉬고 5차전 선발이 가능하다. 지난해 클리블랜드가 에이스 코리 클루버를 2,5차전 2경기를 계획하며 2차전 선발로 낸 것과 비슷하다"고 예상했다. 이래저래 류현진의 디비전시리즈 1선발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자 뜨거운 관심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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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류현진-커쇼. MLB.com 캡처 (아래) 로스앤젤레스(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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