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재차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는 비상식적인 연출이며, 출연자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골목식당' 제작진은 블라인드 데스트를 한 것이 단순한 맞추기 게임이 아닌 비교와 공부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아직 방송 중이기 때문에 황교익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을 하기 보다는 "모든 방송을 보고 나면 분명 이해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황교익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골목식당' 방송 내용 중 백종원과 대전 청년구단 막걸릿집 사장의 막걸리 블라인드 데스트 장면을 지적하는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은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후 논란이 되자 황교익은 "사전에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12종의 막걸리의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의 방송은 억지라는 것"이라 주장하며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별해 가져올테니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오라는 글을 게재했다.

시판 막걸리가 800종이나 되는데 임의로 지정한 막걸리 12종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하여 백종원에게는 권위를, 막걸리집 주인에게는 굴욕을 안기는 방송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골목식당'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론에 대해 "골목상권 살리자는 취지 이해 못 하는 사람 없다. 음식장사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문제삼을 사람 없다. 이를 예능으로 다루어 흥미롭게 전달하자는 것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도 "비상식적인 상황을 연출하면 안 된다. 그 비상식적인 상황 연출이 출연자의 권위나 굴욕을 위한 것이면 더더욱 안 된다"고 방송 연출에는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황교익의 비판이 계속되자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판을 통해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황교익에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뜻을 같이 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불똥은 황교익이 출연중이던 tvN '수요미식회'로도 번졌다. '수요미식회' 게시판에 황교익의 하차를 원하는 글들이 연속적으로 게재가 된 것. 현재 '수요미식회'는 재정비를 위한 휴지기에 돌입한 상태로, 하차 요구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해당 게시판을 닫았다.

그럼에도 황교익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3일 SNS에 "예능이니까 비상식적인 상황 연출이 가능하다고요? 그러면 백종원의 솔루션도 식당 주인들이 예능으로 알고 대충 들어도 되는 것이네요?"라고 반문하며 "그 프로그램 왜 보나요? 식당 주인들 면박 주는 게 재미나서 보나요? 아무리 장사에는 능력과 개념이 없어도 출연자에게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습니다. 막걸리 전문가도 분별할 수 없는 일을 코앞에 던져주고 면박 주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답게 삽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은 다르다. '골목식당' 제작진은 OSEN에 "그 테스트는 막걸리를 맞추자는 것이 아니라 12개의 막걸리를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지자는 의도였다. 비교를 하면서 내 막걸리의 장단점을 공부하려고 한거지 맞추기 게임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에서 백종원과 막걸릿집 사장은 막걸리 12종을 번갈아마시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어떤 막걸리인지를 맞추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맛'이었다. 이에 앞서 막걸릿집 사장은 자신의 막걸리에 대한 큰 자부심을 피력하며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막걸릿집 사장은 전국의 막걸리를 많이 마셔봤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백종원이 고른 10종, 막걸릿집 사장이 고른 2종, 총 12종의 막걸리가 블라인드로 테이블 위로 놓여지게 된 것. 맞추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예능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백종원의 이 테스트 역시 막걸리를 맞추기 보다는 다양한 맛을 느끼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입장이다. 백종원도 막걸릿집 사장처럼 12종을 모두 맞추진 못했다. 다만 백종원이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많고, 평소에도 공부를 하며 맛을 봐왔기 때문에 많이 아는 것처럼 보였던 것 뿐이지 백종원을 '신격화'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라는 설명도 더했다.
제작진은 "막걸릿집 사장님이 만든 막걸리가 대중적으로 맛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팔고 있는 막걸리와 비교를 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려드리려고 했을 뿐이다. 12개를 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먹어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제작진은 아직 '청년구단' 편이 방송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보다는 "오늘 마지막 편까지 다 보시게 되면 왜 이런 테스트를 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실 수 있을테니 전체 방송 내용을 봐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 '백종원의 골목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