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서현이 파트너 김정현의 하차, 기구한 운명에 놓인 설지현을 연기했던 남다른 각오 등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시간'에서 주인공 설지현 역을 연기한 서현은 OSEN과의 종영인터뷰에서 '시간'을 연기한 5개월에 대해 "실수하면 안 되는 순간들이 유독 많았다.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시간'은 주인공 김정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면서 서현이 후반부를 오롯이 이끌고 가야만 했다. 이에 대해 서현은 "그 때 너무 부담감이 컸다. 나 혼자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일 컸다. 내가 여기에서 실수를 하면 작품 자체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잘못될 것이란 생각은 1프로도 안 하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하며, "모든 스태프들이 나만 바라봤다. 내가 약해지면 나도 흔들릴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사실은 되게 많이 두려웠다. '어떻게 하지,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면 안 되는데'하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정현의 하차를 처음 들었을 때를 회상하던 서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잘해야겠단 생각밖에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며,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단지,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내가 아파도 안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나는 그렇게 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까지 힘들면 나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안 될 것 같았다. 쓰러지더라도 끝나고 쓰러지자 싶었다"고 남다른 책임감으로 작품에 임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서현은 그런 순간에 가장 힘이 된 존재로 반려견을 꼽았다. 그는 "아무에게도 기대지 못해 더 힘들었다. 제일 힐링이 많이 됐던 게 강아지였다. 강아지가 없었으면 정말 못버텼을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집에 들어오면 강아지 있는 게 너무나 큰 위안이 됐다. 온전하게 나를 바라보고 내가 사랑을 줄 수 있고,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존재가 있다는 게 진짜 힐링이 됐다. 내가 잘 해내야지 해결이 되는 상황이니 강해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현은 ""현장에 가면 배우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힘들다고 말을 못했다. 그러니 내색할 수 없고 더 밝게 해야 하는데 역할은 너무 우울했고, 여러 상황들이 많이 부딪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많이 생각하고 배웠다"고 말하며, "(상황들이)사실 많이 버거웠다. 하루에도 몇번씩 정신과를 갈까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일단 버텨야 했다"고 말했다.
서현은 "소녀시대 활동하면서도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런 걸 겪으면서 '이제는 무슨일이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걸 뛰어넘는 일을 겪고 나니, 그래도 소녀시대 활동했을 때 힘든 일들을 버텨냈기 때문에 이번에도 버틸 수는 있었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 경험한 것들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젠 두려움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당분간은 우울한 작품은 안 하려고 한다"고 밝게 웃었다.
서현은 전작 '도둑놈 도둑님'보다는 성장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했다고. 그는 "'도둑놈' 때보다는 연기적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했다. '도둑놈'을 끝내고서는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작품을 할 거라 생각을 못 했다. 6개월을 탈탈 털어 나를 썼는데 어디서 또 나를 채워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회사를 나오고 내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를 겪었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사고방식도 좀 바뀌었다. 작품을 선택하고, 임하는 태도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결과는 모르겠지만 나 자신을 봤을 때 이렇게 하니 후회는 많이 안 남았다"고 말했다.
'시간'에 대해 "단순히 잘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는 못 할 작품이었다. 최대한 모든 걸 쏟아냈다"고 말한 서현은 "시청률은 애초에 기대를 안 했다. '이건 대박 시청률이 날 거야'라고 생각하고 한 게 아니다. 또한 내가 (시청률)욕심을 갖고 할 만한 단계도 아니다. 그저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내 자신에게 보여주자' 싶었다. 어려운 캐릭터지만 도전을 하고 잘 만들어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시청률은 찾아보지도 않았다. 애초에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았다"며 시청률을 떠나 도전에 큰 방점을 찍은 작품이었다고 자신만의 의미를 전했다.
한편 서현이 출연한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한 시간. 결정적인 매 순간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서현과 함께 김정현, 김준한, 황승언 등이 출연했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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