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답지 못했다. 한화 키버스 샘슨(27)이 5회 5실점으로 일순간 무너졌다. 향후 포스트시즌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샘슨은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7-6 역전승을 거뒀지만 샘슨의 투구는 불안감을 남겼다.
팔꿈치 통증으로 보름 동안 엔트리에 빠져있던 샘슨은 지난달 26일 대전 삼성전에 복귀했다. 당시 투구수 제한 속에 3⅔이닝 4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 교체. 그로부터 6일을 쉬고 다시 등판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투구수 제한 없다. 못 던질 때까지 던지게 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은 기대대로였다. 1회 공 10개로 삼자범퇴한 샘슨은 2~3회에도 삼자범퇴로 막고 3이닝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4회 선두 민병헌에게 안타를 맞고 첫 출루를 허용한 샘슨은 전준우-이대호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하지만 채태인과 신본기를 연속 삼진 잡고 실점 없이 극복했다.
그러나 5회를 넘지 못했다. 전병우에게 볼넷, 앤디 번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이어진 무사 1·2루. 안중열의 보내기 번트 때 2루수 정은원이 1루 커버를 가지 않아 내야안타가 되고 말았다. 다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한 샘슨은 민병헌과 9구 승부 끝에 149km 직구를 맞아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줬다.
2-2 동점.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손아섭에게 던진 초구 148km 직구가 또 높은 코스로 향하며 좌중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전준우-이대호의 연속 땅볼로 5점째를 내준 샘슨은 결국 6회 마운드를 서균에게 넘겼다. 4회까지 무실점이 무색할 만큼 5회 난타가 뼈아팠다.
이날 샘슨의 총 투구수는 92개. 최고 150km 직구(37개) 투심(3개) 외에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19개) 커브(11개)를 구사했다. 직구 구속이 한창 좋을 때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직구 제구마저 높이 몰렸다. 투구수가 너무 많아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샘슨의 가을야구를 걱정해야 할 대목이다.
샘슨은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다 13승을 거두며 리그 최다 19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샘슨이 없었다면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도 없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전반기 4.34에서 후반기 5.32로 올랐다. 9월 이후 4경기는 7.36으로 치솟았다. 가을야구를 앞둔 시점에서 찾아온 부진이라 코칭스태프를 고민에 빠뜨린다. 샘슨에게 시즌은 이제 1경기 등판만 남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