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과 강행군의 연속이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오늘만 보고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하지만 총력전 속에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6-7로 역전패를 당했다. 0-2로 끌려갔지만 5회 5점을 내는 빅이닝으로 5-2로 역전했다. 하지만 불펜진이 7회말 최진행에 역전 3점포를 얻어맞는 등 대거 5점을 헌납해 패배와 마주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9회초를 압박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2일 문학 SK전 불펜 투수 9명을 쏟아부으면서 연장 끝에 승리를 따냈다. 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주중 첫 경기부터 선발이 무너지자 망설임없이 불펜을 가동했고, 결과를 가져왔다. 3일 한화전 역시 투수 교체 타이밍은 빨랐다.

선발 송승준이 1회 2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으며 5회까지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템포 역시 빠르게 가져가며 5회까지 투구 수 77개로 끊었다. 하지만 롯데 벤치 빠른 판단을 내렸다.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피로가 쌓여가는 불펜진 상황이었지만 지키는 야구를 선택했다. 최근 7경기 연속 8점 이상 뽑아낸 타선의 힘을 믿었던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펜진은 한화의 뒷심을 이겨내기 역부족이었다.
결과론이지만 패배의 이유를 찾는 화살이 빠른 투수 교체를 선택한 벤치 쪽으로 향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불펜진도 2일 SK전 8이닝 1실점으로 얻은 자신감이 원점으로 떨어졌다.
어차피 '내일이 없는' 야구를 펼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선수단의 전투력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가을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그러한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하며 하나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 벤치의 분위기는 올 시즌 들어 가장 활기차다.
그러나 이러한 총력전 속에서도 롯데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의 연장선이다. 결단이 필요할 땐 과감하게 움직이되, 선수단에 믿음을 줘야 할 때는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여유를 보이긴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의 조급함을 선수단에 보여줘선 안된다.
롯데의 내일이 없는 야구는 계속되고 있다. 일단 상승세가 한풀 꺾인 심점, 과연 롯데는 다시 한 번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롯데는 4일, 다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외국인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가 선발 등판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