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 대신 류현진(31·LA 다저스)을 포스트시즌 첫 판 선발로 결정했다. 현지에서는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커쇼의 향후 거취와 연관하는 시선도 있다.
LA 다저스는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열릴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류현진을 예고했다. 이는 큰 놀라움을 불렀다. 2009년 이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은 항상 커쇼였다. 이 판도를 류현진이 깬 셈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두 선수에게 모두 휴식을 주기 위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으나 첫 경기 선발은 자존심 문제도 있다는 점에서 현지 언론의 분석이 분주하다.
현지 언론들은 전체적으로 류현진의 막판 기세가 좋았고, 커쇼에게도 정상적인 휴식을 준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역 최대 언론인 ‘LA타임스’는 3일 “팩트는 분명하다. 전략은 괜찮아 보인다. 다저스는 모험을 했고, 그들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총평했다.

LA타임스는 “커쇼는 항상 앵커였다. 그는 항상 리더였다. 항상 첫 번째 선택이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매우 다른 감정을 준다. 하지만 이는 매우 현명했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그 이유로 커쇼와 류현진이 모두 5일의 동일한 휴식 후 나설 수 있다는 점,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에서 강했다는 점, 시즌 막판 성적이 류현진이 더 나았다는 점을 들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던지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 1.15실점을 했다. 또한 류현진은 큰 경기에서 던지는 것도 좋아한다. 9월 중순 콜로라도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했고,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1실점을 했다”면서 “류현진은 시즌을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마무리했고 이는 매우 뜨거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고, 커쇼는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5에 그친 대목도 주목했다.
LA타임스는 이런 결정이 커쇼의 팀 내 입지에 미칠 영향을 거론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이것이 커쇼가 더 이상 다저스 마운드의 심장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다저스가 커쇼의 어깨에 포스트시즌을 올인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매년 포스트시즌에서 잦은 등판에 고전했던 커쇼의 부담을 덜어주는 전략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커쇼가 올해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했다. LA타임스는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이번 좌천이 그에게 있어 다른 옵션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논평했다. 커쇼는 절대적인 팀 플레이어이기는 하지만, 이번 결정이 자존심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가정이다.
다만 LA타임스는 그 가능성을 일단 낮게 본 뒤 “현 시점에서 다저스는 30년 만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커쇼 대신 류현진을 첫 경기에 내는 결정은 그 기회를 향한 첫 걸음”이라면서 “과감한 이동이며, 위험성이 있는 이동이기는 하지만 올바른 이동”이라고 총평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