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송광민(35)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엔트리에서 뺄 만큼 심각한 건 아니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몸이 많이 피곤한 것 같다"면서도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벗어났다. (포스트시즌 합류 여부도) 그때 가봐야 알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용덕 감독은 "김회성·오선진·김태연 등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올해도 이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에도 송광민을 전력에서 배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회성·김태연은 3루가 주 포지션이고, 오선진도 지난 2012년 주전 3루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한화로선 여러모로 전력 약화를 감수한 결정이다. 송광민은 올해 113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129안타 18홈런 79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37타수 4안타 타율 1할8리 2홈런 8타점으로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시즌 중반까지 한화가 2~3위 싸움을 벌이는 데 있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팀 전체를 바라본 한용덕 감독은 과감하게 새로운 3루수 찾기에 나섰다. 시즌 막판이라 트레이드 같은 외부 영입은 어렵다. 결국 내부 자원에서 찾아야 하는 데 만만치 않다.
첫 번째 카드는 김회성. 지난 2014~2015년 김응룡·김성근 전 감독이 주전 3루수로 낙점할 만큼 기대를 걸었지만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15년 83경기 홈런 16개로 장타력을 발휘했지만 타율 2할9리에 그쳤다. 올해 53경기 타율 2할2푼7리 17안타 2홈런 13타점.
송광민이 빠진 3일 롯데전 선발 3루수도 김회성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3루 수비력이 가장 안정돼 있다"고 김회성을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회성은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로 볼넷 2개를 얻어냈지만, 7회 찬스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아직 타격 쪽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카드는 오선진이 있다. 오선진은 2012년 주전 3루수로 110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105안타 3홈런 41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8월 이후 부상으로 빠진 정근우 대신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65경기 타율 3할1푼 57안타 2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52경기 타율 2할1푼3리 27안타 1홈런 9타점. 지난 8월 급성 충수염 수술로 3주 가량 휴식을 가졌다.
3년차 신예 김태연은 23경기 타율 1할9푼2리 5안타 2타점에 그치고 있다. 한화 미래 자원이지만 당장은 힘이 되긴 어렵다. 3루 대안이 확실하지 않지만 한용덕 감독은 팀 전체를 보며 결단을 내렸다. 3루에서 송광민의 공백이 남은 시즌, 더 나아가 11년만의 가을야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