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골무 슈트'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장식한 배우 박해일에게는 속사정이 숨겨져 있었다.
박해일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날 박해일은 단정한 슈트와는 정반대인 골무 모자를 쓰고 레드카펫에 등장,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현장 관객들의 관심이 모두 자신의 모자를 향해 쏠리자 박해일 역시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늘 댄디한 레드카펫 패션을 자랑해 온 박해일인 만큼, 말쑥한 슈트와 어울리지 않는 골무 모자는 현장을 찾은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박해일이 슈트와 어울리지 않는 골무 모자를 쓴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현재 박해일은 송강호와 함께 영화 '나랏말싸미'를 촬영 중.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 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나랏말싸미'에서 박해일은 조선의 승려 신미 스님 역을 맡아 열연한다.
스님 역을 맡은 박해일은 머리카락을 삭발한 상태. 이 때문에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부득이하게 골무 모자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 불참할 수도 있었지만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장률 감독)를 첫 공개하게 된 박해일은 영화 축제를 함께 하기 위해 골무 모자를 쓰고 기꺼이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된다. /mari@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