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더 빨리 자리를 마련해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야구 팬도, 당사자인 선동렬도 감독도 아쉬움이 남는 한 달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4일 오후 3시 도곡동 KBO 회관에서 마침내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된 선동렬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엔트리 선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몇몇 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시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노리고 그동안 군 입대를 고의로 회피해왔고, 결국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돼 금메달을 땄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선동렬 감독은 "최고의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 특별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팬들의 불신은 깊어졌고, 한 시민단체는 선동렬 감독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약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선동렬 감독은 마침내 갈등을 풀 자리를 마련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선동렬 감독은 이 자리를 통해 그동안 자신과 몇몇 대표팀 선수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선동렬 감독은 대표 선수 선발 과정 논란으로 말문을 열었다. 선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어떤 청탁도, 불법행위도 전혀 없었다"라며 "대표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다. 코칭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그리고 감독인 내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동안 많은 논란에 중심에 섰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자기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혔다. 선동렬 감독은 "그간의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울분을 갖게 했다"라며 "경기가 끝나자마자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나 역시도 국민들 앞에서 해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빨리 나왔으면 좋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동렬 감독은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이 점 죄송하다"라며 "앞으로 있을 국가대표 선발 방식과 병역 특례 제도 변경에 대해선 정부, 야구미래협회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비전도 함께 이야기했다. 선동렬 감독은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스포츠 행정가가 아닌 대표팀 감독이 국감엔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내가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라며 "저와 국가대표 야구팀, KBO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
[사진] 도곡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