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안타왕 타이틀을 놓고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가 나란히 최다안타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타이틀 집안싸움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이들만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
롯데는 최근 14경기에서 11승3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타선의 폭발적인 힘이 팀을 지탱했다. 이 기간 롯데는 팀 타율 3할3푼2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0.944 경기 당 평균 7.71점을 뽑아냈다. 패하더라도 기본 6점 이상은 뽑아내면서 화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가 돌아가면서 타선을 이끌어주고 있다. 상승세의 초반에는 전준우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현재는 부상에서 돌아온 손아섭, 그리고 잠시 슬럼프에 빠졌다가 살아날 기미를 찾은 이대호가 타선의 중심을 지탱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3명은 현재 최다안타 타이틀 상위 5명 안에 모두 포진해 있다. 전준우가 178개로 1위, 그 뒤를 손아섭이 177개로 바짝 뒤쫓고 있다. 잠시 페이스가 뒤처지는 듯 했던 이대호도 어느덧 172안타로 채은성(LG)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전준우가 9월 맹타를 바탕으로 최다안타 레이스에 본격 합류, 1위까지 올라섰지만 지난 4일 한화전 무안타로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 끊겼다.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부터 6경기에서는 타율 2할1푼4리(28타수 6안타)로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다. 간신히 최다안타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전반기 최다안타 2위를 마크하다 잠시 주춤했고 오른 손가락 인대 부상까지 당했던 손아섭은 감을 되찾았다. 최근 10경기 타율 5할1푼5리(33타수 17안타) 4홈런 12타점.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부터 이달 3일 대전 한화전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였다. 안타 수도 대폭 끌어올리며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대호 역시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해내고 있고, 지난 4일 대전 한화전 모처럼 4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앞선 2경기 무안타에 그쳤던 침묵을 씻어냈다. 172안타로 어느새 순위권에 진입했다.
두산 김재환(176안타), NC 나성범(173안타), LG 채은성(172안타) 등도 5위 안에 포함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남은 경기 수가 적다. 두산 7경기, NC 4경기, LG 2경기가 남아있다. 현재 9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롯데 선수들이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타이틀 집안싸움이다.
그러나 최다안타 타이틀이라는 개인 기록이 팀의 5강 진출이라는 일치단결해 나아가는 목표보다 앞에 있지는 않다. 이들은 최다안타 타이틀 도전과 함께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선봉에 서 있다. 오히려 이들이 끌고 당기면서 타선을 이끌어주는 것이 롯데에는 도움이다.
세 선수가 동시에 폭발하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선수가 부진하더라도 폭발력 있는 타자들이 연달아 등장한다면 타선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롯데 타순 구성은 2번 손아섭-3번 전준우-4번 이대호다. 자신에 대한 상대 팀들의 견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주면서 서로의 폭발력을 높이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끌고 당기면서 원활한 타격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
결국 뒤늦게 불붙은 최다안타왕 집안싸움이 롯데에는 여러모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5강 진출을 향한 불굴의 행군 속에서도 화력을 잃지 않을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