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잘못이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또 치열하게 악령 박일도를 찾아다녔던 김동욱에게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평소에도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 자책하던 김동욱, 참 짠하고 가슴 아픈 운명이 아닐 수 없다.
김동욱은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에서 영매 윤화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과거 자신에게 빙의됐던 귀신 박일도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박일도로 인해 할머니,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고, 아버지마저 집을 나간 상황. 그의 옆에 있는 이는 할아버지 뿐이다.

게다가 윤화평을 만난 최신부(윤종석 분)에게 박일도가 옮겨갔고, 이 때문에 최신부의 부모는 물론이고 강길영(정은채 분)의 엄마(박효주 분)까지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윤화평은 박일도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최신부의 동생인 최윤(김재욱 분)이 구마사제가 된 것도, 강길영이 형사가 된 것도 모두 박일도 때문이었다. 이 세 사람은 운명처럼 다시 만나 박일도를 잡고자 손을 잡았다. 하지만 악령들은 틈만 나면 세 사람이 가진 마음의 약점을 이용해 이간질을 해댔고, 그 때마다 가까스로 위기를 극복해내는 세 사람이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일 방송된 8회에서 최윤은 윤화평이 박일도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됐다. 가족이 자신 때문에 죽음을 맞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아픔을 가진 윤화평이다. 윤화평은 "나 때문"이라며 자책을 했고, 최윤은 그런 윤화평의 죄책감과 아픔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또 다시 위기가 예고됐다. 윤화평과 같은 운명, 즉 영매인 아이 정서윤(허율 분)이 악령에게 문을 열어주며 소름돋는 엔딩을 완성한 것. 이는 "이제 쟤가 무서워. 내 딸아지만 소름 끼친다"라는 엄마와 할머니의 대화를 들은 뒤였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최윤이 다치게 되고, 윤화평은 또 다시 자신 때문이라며 또 다시 자책했다.
김동욱은 평생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떠안고 살아야 하는 비극적 운명의 윤화평을 절제된 연기로 소화해냈다. 누구보다 강해보였던 그가 내놓는 "다 나 때문"이라는 말 속에는 죄책감 뿐만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존재했다. 떨리는 눈동자와 목소리, 그럼에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는 결연한 표정 등 김동욱의 탄탄한 연기 내공 덕분에 윤화평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시청자들도 공감하며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이는 곧 한 치 앞도 예상 불가능한 '손 the guest'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손 the g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