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 바디' 최희서 "한 달 반 동안 울면서 근육 만들었다"(인터뷰②)[23rd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05 17: 45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최희서(32)는 영화 ‘아워 바디’(감독 한가람)에서 연기한 자영 캐릭터와 자신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여자라고 정의 내렸다. 스스로 명확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본인이 서 있는 위치와 자신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객관적으로, 전략적으로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최희서는 5일 오후 부산 우동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OSEN과의 인터뷰에서 “달린다는 것은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멈추지 않고 실제로 달리는 운동이 있고, ‘달리자’라면서 열심히 하자는 의미도 갖고 있다. 이 영화에서 달리기는 두 가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희서는 “달리기가 격렬한 운동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시작했을 땐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지만 나중엔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효과도 있다. 남는 건 피로감이다(웃음). 좋게 보면 근육도 생기지만. 자영이 나중엔 일보다 달리기를 더 중요시한다. 부정적이기도 하다. 물론 본인에겐 긍정적이기도 한 행동이다. 결국 달리기는 자영이가 주체적으로 시작한 유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3회 부산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된 ‘아워 바디’는 명문대 출신 윤자영(최희서 분)이 대학 졸업 후 행정고시를 준비하느라 8년이란 시간을 허비하고, 번번이 시험에 떨어진 그녀 앞에 조깅을 하는 건강한 매력의 소유자 오현주(안지혜 분)가 나타난다. 자영은 현주처럼 되고 싶은 마음에 그녀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며 조금씩 삶에서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굉장히 잘 쓰인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이었다. 시나리오 하나로 이 작품을 하겠다고 선택했다. 그것에 대한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 좋은 시나리오를 어떻게 구현할지, 잘 해야 한다는 고민이 앞섰다. 영화에는 뛰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시나리오보다 동적으로 나온 거 같다.“
이어 최희서는 “원래 운동은 좋아했지만 ‘아워 바디’를 찍으면서 운동을 더 했다. (극중에) 자영이 거울을 통해 늘어난 근육을 보는 장면을 가장 먼저 찍었다. 그 장면을 위해 한 달 반 동안 울면서 근육을 만들었다(웃음). 체지방이 12% 미만으로 내려갔고 근육이 3kg 늘었다. 그 장면을 완성하고 그 이후는 순차적으로 찍었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아워 바디’는 단순히 영어 제목을 직역해 ‘우리 몸’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 자영이 러닝을 통해 몸의 변화를 겪으며 인생에서 처음으로 건강과 활력을 찾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다. 하지만 8년간 준비한 행정고시는 번번이 불합격하고, 사귀던 남자친구도 떠난다. 진정으로 바라는 꿈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몸의 변화를 통해서라도 눈에 띄는 성과를 얻고 싶은, 우리네 아픈 청춘들의 삶을 그린 셈이다.
“이 영화가 어떻게 보면 철학적이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느냐,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느냐를 묻는 거 같다. 관객들이 ‘건강한 몸이 건강한 삶을 지배하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다. 자영이 현주와 ‘건강한 삶이란? 직장은 뭘까? 친구는 어떤 존재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달릴 거 같다. 현주의 욕망을 자영이 수행하는 건 아니다. 주체적인 행동들을 하는 거 같다. (자영이 직장에서 한)모든 일은 규율을 지키지 않고 정말 호기심에 한 것이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상엽 사진작가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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