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사건 당시 "진실을 밝히겠다"던 구하라 전남친 A씨의 입장이 "합의 생각이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구하라 측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A씨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갈수록 많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달 13일, A씨는 구하라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후 A씨는 17일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고, '쌍방폭행'을 주장하던 구하라는 18일 가해자 자격으로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A씨 측은 폭행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고 얼굴의 상처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하라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취하는 듯 했다. 여론 역시 A씨와 구하라 중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못한 채 술렁였다.

하지만 이 사건의 숨겨져 있던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은 반전됐다. 한 매체가 지난 4일 A씨가 구하라에게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 구하라 측 역시 지난 달 27일 A씨를 강요, 협박,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 측은 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우선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동영상을 먼저 찍자고 한 것은 구하라 본인이고 그런 동영상이기 때문에 우리 측 의뢰인 입장에서는 그것을 전혀 공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일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합의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구하라가 스스로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당했다고 주장한 것은 여성 연예인으로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상황에서 A씨 측은 고자세였던 입장 대신 "합의 의사가 있다"는 말로 돌연 입장을 바꿨다. 대중이 A씨 측의 주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역시 이같은 이유에서다.
A씨 측이 합의 의사가 있다는 주장을 하자, 구하라 측은 즉각 공식입장을 통해 "A씨 측의 최근 언론 인터뷰는 영상의 유포를 빌미로 한 협박 및 강요, 영상의 유포 시도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으로서 명백한 2차 가해"라며 "2차 가해행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A씨와 이하 비슷한 리벤지포르노 범들 강력 징역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에는 "A씨를 본보기로 리벤지포르노 찍고 소지하고 협박한 모든 사실관계 가해자들을 조사하고 징역 보내달라"는 글이 게재돼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측 역시 4일 공식 SNS를 통해 “구씨(구하라)는 죄송할 필요 없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 없다. 성폭력 가해자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A씨와 구하라 측의 불과 며칠 사이 달라진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리벤지 포르노'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를 향한 대중의 비난 여론은 끊임없이 커져가고 있다. 과연 이번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맺어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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