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 다저스)의 빼어난 투구에 모두가 놀랐다.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인 존 스몰츠(51)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몰츠는 다양한 구종을 완성도 높게 던지는 류현진의 능력에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2018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대신해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사건’을 만든 류현진은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며 만원관중의 기립박수를 한몸에 받았다.
말 그대로 역투였다. 다양한 구종과 완벽한 제구는 후반기 상승세 흐름 그대로였다. 여기에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하며 애틀랜타 타선의 기를 눌렀다. 애틀랜타는 4회 2사 후 연속 안타로 1,2루 기회를 만든 것이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오히려 타석에서 안타 하나를 신고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경기 후 다저스 팬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류현진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았다.

이날 전국 중계에 해설자로 나선 스몰츠도 류현진의 투구에 큰 인상을 받은 듯 시종일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96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명예의 전당 입성자인 스몰츠는 류현진에 대해 “커쇼가 1차전에 등판하지 않은 것 자체가 이미 역사적인 일”이라면서 “빼어난(outstanding) 투구를 했다”고 총평했다.
스몰츠가 주목한 류현진의 장점은 다양한 레퍼토리다. 스몰츠는 “류현진은 매우 좋은 운동능력을 보유한 투수다. 네 가지 투구가 같은 딜리버리에서 나온다. 특히 커터에 주목할 만하고,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이 비슷하다.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의 눈높이를 흔든다. 사타구니 부상에서 복귀한 후 아주 빼어난 투구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구종의 완성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몰츠는 “선발투수가 여러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이날 매우 좋아 보인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매우 편안하게 피칭을 하고 있으며,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호평을 이어나갔다. 스몰츠는 류현진이 빅게임 피처의 자질을 증명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저스의 게임 플랜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스몰츠는 “류현진이 완벽한 경기 정보를 가지고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7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73마일의 커브가 떨어지는 것을 보라. 설사 벗어나는 공을 던져도 스트라이크존에 가깝다. 양쪽 홈플레이트를 모두 활용하기 때문에 애틀랜타 타자들에게는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며 이날 류현진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중계진은 류현진이 등판을 마치자 “샌디 쿠팩스도 흐뭇한 듯 바라보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내내 훌륭했고 아주 완벽한 방법으로 자신의 등판을 끝냈다”면서 끝날 때까지도 류현진에 박수를 보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