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가 첫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스카이홀에서는 영화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이하 안녕, 티라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는 시즈노 코분 감독,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감독, 에구치 마리스케 작화감독, 강상욱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작곡가, 프로듀서, 배우, 반전·평화·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음악가다. 1983년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음악을 맡으며 영화 음악에 첫 발을 내디딘 류이치 사카모토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로 1988년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복귀, 골든글로브, 그래미상 후보로 선정되며 건재함을 증명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의 음악을 맡으며 한국 영화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부산영화제에 첫 참석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지금까지 부산영화제에 여러 번 초청받았는데 이번에 드디어 처음 방문하게 됐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녕, 티라노’의 음악을 담당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어제(5일) 이 작품이 완성된 것을 처음 봤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음악을 만들 때는 선이 움직이는 것만을 보고 작업을 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이 애니메이션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면서 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힘든 작업이었다”며 “아이들이 들어서 느끼고 이해하는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제게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풍이 부산에 접근하는 가운데 영화를 관람했다는 류이치 사카모토는 “영화에 폭풍이 오거나 비가 내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마침 어제 시사를 할 때 태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화 내에서 폭풍이 칠 때 실제로도 태풍이 들이쳤다. 2차 현실 감각이랄까, 버추얼 리얼리티 같은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의 음악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한국, 일본, 중국 3개국이 제작에 참여한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다. 평소에도 저는 영화를 자주 보는데, 재밌는 작품이라면 애니메이션이건 실사건 가리지 않고 보고 있는 편이다”라며 “저는 어릴 때부터 ‘철완 아톰’을 보고 자라온 세대고, 테즈카 오사무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때문에 테즈카 오사무 프로덕션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기쁘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녕, 티라노’를 통해 전 세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에 도전해야만 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보다 넓은 관객층이 봐야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했다. 애니메이션 음악 작업은 제게는 큰 도전이었다. 심각한 실사 영화의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만드는 게 더 힘들었다. 애니메이션 작업은 계속 피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피하지 못하고 음악 작업을 맡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안녕, 티라노’는 미야니시 타츠야의 ‘티라노사우루스’ 시리즈를 원작으로, 지상낙원을 찾아 나선 덩치는 크지만 상처를 간직한 공룡 티라노와 부모를 잃은 아기 공룡 푸논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그린 작품. 한국, 일본, 중국이 제작에 참여한 공동제작영화이기도 하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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