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가장 중요한 시기, 가장 필요로 했던 자리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전병우의 '생각대로 되는 야구'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9월 확장 엔트리와 함께 1군에 등록된 전병우는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에서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전에는 교체 출장이 많았지만 이 첫 홈런을 기점으로 전병우는 주전 내야수 자리를 꿰찼고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6일 사직 한화전에서도 결승 솔로포 포함해 3안타를 때렸다.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 그리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인 4타점까지 만들었다. 타율 4할1푼(39타수 16안타) 3홈런 11타점 14득점 출루율 5할 장타율 0.769의 성적이다. 득점권 타율도 7할(10타수 7안타)에 달한다.

1군 데뷔 시즌임에도 타석에서 주눅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림수마저 잘 들어맞고 있다. 전병우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생각대로 되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그는 "항상 구종 하나 정도는 확실하게 노리고 들어가는데, 그동안 노린 공이 잘 들어왔다"고 웃으며 "지금 하고 싶은대로, 생각대로 다 되니까 야구가 재밌고 자신감도 더 생긴다"고 웃었다.
전병우가 자신의 야구를 펼치자 롯데의 타선도 한결 짜임새가 갖춰졌다. 시즌 말미에 하위 타선이 새롭게 조합됐다. 신본기가 다소 슬럼프에 빠지면서 하위 타선이 다소 헐거워졌지만 전병우가 공백을 최소화했다. 오히려 현재는 전병우가 포진한 하위 타선이 더 무게감이 생겼다. 조원우 감독도 "전병우가 하위 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롯데의 가공할만한 득점력에 전병우의 지분도 다수 포함돼 있다.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라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전병우다. 그라운드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주위의 기대도 커졌다. 욕심도 생기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병우는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주위 기대가 크다고 욕심을 부리고 하면 스윙이 커질 것 같다. 지금처럼 살아나가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면서 "욕심을 부리면 안 좋은 타구들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처럼 욕심 없이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전병우의 기세와 현재 팀의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 5위 KIA와 승차를 이제 2경기까지 좁혔다. 완벽한 사정권에 들어왔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지만 팀에 힘을 실어서 5위로 이끌어가고픈 마음은 있다.
그는 "제가 나와서 팀이 이기고 있기도 하고 5위 싸움을 하고 있다"며 "팀에 더 보탬이 되고 싶고, 5위를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