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밀러(33)는 지난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준우승 주역 중 하나였다. 그해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2승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1.40으로 위력을 떨쳤다. 중간투수 핸디캡을 딛고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차지할 정도로 임팩트가 엄청났다.
그러나 2년 전 가을야구를 호령한 '특급 불펜' 밀러는 더 이상 없었다.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2018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했다. 역전을 허용한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클리블랜드는 1-0으로 앞선 6회말 위기를 맞이했다.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흔들렸다. 호세 알투베를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알렉스 브레그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좌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잡고 한숨 돌렸다.

그때 클리블랜드 벤치가 움직였다. 스위치히터 마윈 곤살레스 타석이 되자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은 좌완 밀러를 투입했다. 전성기라면 의심의 여지없는 밀러였지만 올 시즌에는 37경기 2승4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24로 부진했다. 지난 5월 무릎 부상 이후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밀러의 2구째 94.8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들어갔고, 곤살레스의 배트에 걸린 타구는 우측 라인 깊숙한 곳으로 떨어졌다. 우익수 멜키 카브레라가 공을 한 번 더듬는 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순식간에 1-2 역전.
밀러는 후속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흔들렸다. 이어 테일러 화이트 상대로도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연속 볼을 던졌다. 3구째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져 타자 뒤로 향하는 폭투가 될 만큼 제구가 엉망이었다. 결국 자동 고의4구로 1루를 채운 뒤 만루 상태에서 트레버 바우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바우어가 1사 만루에서 실점 없이 막아 밀러의 실점은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밀러는 승부처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결승타 적시타에 이어 볼넷 2개로 무너졌다. 클리블랜드도 1-3으로 패하며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내줬다. 연일 불펜이 흔들리며 2연패, 벼랑 끝으로 몰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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