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부터 시행된 와일드카드 제도는 KBO리그의 정규시즌 막판 흥행과 포스트시즌에 대한 집중도를 끌어올린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얻기 위한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두 팀간의 치열한 경쟁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앞선 '준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느낌이다. 정식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가을야구의 분위기가 조금 더 일찍 찾아온 모양새다.
지난 7일 KBO리그는 단 2경기만 열렸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이 주어지는 5위를 놓고 경쟁 중인 KIA와 롯데가 자신들의 일정을 치르면서 서로의 결과를 신경써야 했다. KIA는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경기를 치렀고, 롯데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경기를 가졌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자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KIA는 4-4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마무리 윤석민이 1사 1,2루에서 박건우에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4-7로 패했다. 같은 시각 롯데는 정훈의 선제 투런포와 문규현의 솔로포 등 백투백 홈런으로 기선을 잡은 뒤 선발 김원중의 5이닝 2실점 역투에 힘입어 8-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2연패에 빠지며 68승71패(승률 .489) 5위를 유지했다. 반면, 롯데는 3연승으로 66승70패2무(승률 0.481)을 마크 6위로 점프했다. 양 팀은 순위마저 붙어있게됐고 승차도 이제 1경기 차이까지 줄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재개된 9월 이후 KIA와 롯데는 극명하게 대비된 성적을 올렸다. KIA는 9월 첫 11경기 7승4패로 안정적인 승률을 자랑했다. 반면, 롯데는 같은 기간 8연패 포함해 1승10패에 머물렀다. 롯데는 8위로 추락하며 가을야구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한 것으로 보였고 KIA는 뚜벅뚜벅 5위를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롯데가 기적적으로 반등했다. 1승10패 이후 치른 16경기에서 13승3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챙겼다. KIA도 이후 18경기 10승8패의 나쁘지 페이스였다. 다만, 롯데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5위 경쟁을 펼치던 LG와 삼성이 레이스에서 사실상 낙오했고 결국 KIA와 롯데가 5위 레이스에서 최후로 남았다.
최대 변수는 KIA와 롯데의 맞대결이 4번이나 남았다는 것. 오는 9일 사직 KIA-롯데전이 시작이고, 11~13일에는 광주에서 3연전을 치른다. 맞대결은 승차를 벌리는 데, 혹은 좁히는데 최적의 조건이다. 그런만큼 양 팀에게는 5위를 두고 펼치는 최후의 4경기가 될 전망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앞서 치러지는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성격이다. 사실상의 그들만의 가을야구가 미리 시작되는 분위기다.
현재 KIA가 1경기 차이로 앞서있고, 남은 5경기에서 3승2패만 하더라도 롯데는 남은 7경기에서 6승1패를 해야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 KIA 2승3패의 경우 롯데는 5승2패를 해야한다. 만약 KIA가 롯데와의 4번의 맞대결에서 2승만 따내면 사실상 5위를 확정짓는 분위기로 갈 수 있다. 10일 예정된 한화와의 경기도 홈에서 치러지는 만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대신 롯데는 KIA와의 맞대결에서 최소한 3승1패를 거둬야 한다. 그리고 10일 예정된 KT와의 더블헤더, 그리고 잔여경기 일정의 우천 취소로 연기된 두산전도 상황에 따라 총력을 다해야 한다.
산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KIA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KIA는 잔여경기 5경기 중 4경기가 홈 경기이고, 롯데와의 4경기 중 3경기도 홈 경기다. 다만, 지난 7일 경기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충격을 얻었고, 지난 6일 SK와의 더블헤더로 지쳤다. 여기에 에이스 양현종도 부상으로 잔여경기 등판 불가다. 대신 롯데는 KIA와의 분위기가 정 반대다. 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등 최근 분위기에서 앞선다. 그러나 KIA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더블헤더가 있다는 것이 걸린다.
이제 양 팀은 1경기 차이로 좁혀진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9일 사직경기가 '준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시작이다. 9일 맞대결의 선발 투수는 KIA 임기영, 롯데 송승준이 유력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