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6173만 달러’ 류현진 계약, PS로 해피엔딩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08 06: 10

류현진(31·LA 다저스)은 2013년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할 당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거쳤다. 당시 다저스는 류현진의 소속팀 한화에 약 2573만 달러를 이적료로 건넸다. 그리고 류현진과 6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 금액과 연봉을 합치면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약 6년 6173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준 셈이다. 요즘 시세에서 엄청나게 큰 계약도 아니지만, 연간 1000만 달러가 넘는다는 점에서 중소 규모 계약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계약의 유효기간은 이제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류현진과 다저스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계약은 성공했을까.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류현진은 6년간 정규시즌 97경기(선발 96경기)에서 40승2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성공적으로 보인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그렇게 나쁜 수치는 아니다. 류현진은 6년간 10.3의 WAR(팬그래프 기준)을 쌓았다.

대체적으로 FA 선수들의 사례를 종합하면 1WAR당 700~8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7000~8000만 달러 정도의 가치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너무 길어 단순한 WAR로 환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류현진은 첫 5년간 750이닝을 소화하면 옵트아웃 권한을 얻을 수 있었으나 6년 총 소화이닝은 557⅔이닝에 머물렀다. 팔꿈치와 어깨 부상 등 부상이 잦아 연 평균 100이닝이 안 된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첫 해(2013년 192이닝) 딱 한 번뿐이다. 올해도 좋은 성적과는 별개로 사타구니 부상 탓에 8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만약 6년간 꾸준하게 뛰며 WAR 10을 쌓았다면 이는 평균 이상의 계약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자의는 아니지만 어쨌든 건강을 관리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 계약을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만회의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아직까지 이 정상의 고지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나간 것을 비롯,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아직 가을의 정점에 서지 못했다. 그간 많은 돈을 써온 만큼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망은 크다. 이 갈증을 풀어줄 해결사가 있다면, 계약에 대한 시선을 확 바꿀 수도 있다. 류현진은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다.
큰 경기에 강인한 면모를 보인 류현진은 시즌 막판 호투 릴레이로 팀의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5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로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선보였다. 만약 류현진이 이런 페이스로 가을잔치에서 순항할 수 있다면 정규시즌 때 못다한 팀 공헌도를 쌓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FA를 앞두고 있는 류현진의 시장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말도 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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