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9년 만의 가을야구, 광란에 빠진 쿠어스 필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0.08 08: 51

무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콜로라도의 열정은 뜨거웠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홈구장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2018시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0-6으로 패했다. 콜로라도는 아쉽게 3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콜로라도는 올 시즌 창단 첫 지구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콜로라도는 다저스와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결국 패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렸다. 시카고 컵스를 잡은 콜로라도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밀워키와 상대했다. 하지만 원정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콜로라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것은 1995년, 2007년, 2009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 특히 2007년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구단 역사상 최고성적이다. 콜로라도 팬들은 올해 그 기록을 깰 수 있다는 믿음이 대단했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첫 홈경기는 뜨거웠다. 경기를 앞두고 버드 블랙 감독은 “포스트시즌 첫 홈경기를 한다. 로키스 팬들에게 좋은 날이다. 오늘 춥겠지만 우리 팬들에게는 익숙한 환경일 것”이라며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이날 덴버 지역은 섭씨 9도의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매우 쌀쌀한 날씨였다. 한국의 초겨울 날씨와 비슷할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9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팬들의 열정만큼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4만 6897명을 수용하는 쿠어스 필드에 입석 관중까지 4만 9658명이 가득 찼다. 
팬들은 너도 나도 “고 로키스(Go Rockies!)”를 외치며 뜨겁게 경기장을 달구었다. 다들 덴버의 명물인 ‘생맥주’를 한 잔씩 걸치고 이미 얼큰하게 취한 상태였다. 워낙 경기장에 사람이 많다보니 인파를 헤치고 먹을 것을 사러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다저스타디움에도 5만명의 팬들이 모이지만, 열정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경기 전 NFL 덴버 브롱코스 출신의 명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로키스를 응원하는 영상이 나왔다. 팬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매닝은 실제로 가족들을 데리고 스위트룸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매닝의 아들이 로키스를 응원하자 팬들의 기가 살았다.
열기와 달리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콜로라도는 크리스챤 옐리치에게 선제 타점을 허용한 뒤 제수스 아귈라에게 추가 솔로홈런을 맞았다. 0-6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지만 팬들은 승리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덴버에서 로키스 응원은 거의 종교활동이나 마찬가지였다. 버드 블랙 감독은 마치 교주가 된 것처럼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결국 3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오승환은 8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믿었던 타선이 끝까지 침묵했다. 9년 만에 개최된 콜로라도의 가을야구는 단 한 경기로 끝나고 말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덴버(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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