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파파'의 장혁이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배드파파'에서는 11년 전 승부조작 의혹으로 모든 걸 잃게 된 유지철(장혁 분)이 신약을 먹고 격투기 선수로 재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11년 전 잘 나가던 권투선수 유지철은 이민우(하준 분)과의 타이틀 매치전을 통해 갑작스러운 승부조작에 휘말렸다. 사면초가에 놓인 유지철은 결국 영구제명당했고, 이민우는 유지철이 자신과의 게임에 진심으로 임하지 않았다고 오해하며, 권투선수로서의 자긍심을 버린 유지철을 증오하게 됐다.

이 일 때문에 유지철의 아내 최선주(손여은 분)는 둘째를 유산하게 됐다. 유지철은 죄책감을 느끼고 최선주에 협의이혼서를 내밀었으나, 최선주는 아무 말 없이 유지철을 다독였다. 최선주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유지철은 "네가 괜찮으면 안 되지"라며 화를 냈다. 어린 유영선(신은수 분)은 이를 다 지켜봤다. 유지철은 딸 앞에서 아내에게 소리를 지른 자신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그런 과거를 가졌던 유지철은 격투기 선수로 다시 오른 링이 소중할 수 밖에 없었다. 유지철은 신약의 효과로 상대 선수를 가볍게 제압했다. 이에 유지철은 큰 파이트머니를 벌게 됐다. 유지철은 아내 최선주에 옷을 사주기도 하는 등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유영선은 다시 유명해진 아빠 유지철 때문에 싸움에 휘말리기도 했다. "너희 아빠 TV 나오더라. 사람들이 너희 아빠보러 쓰레기니 뭐니 자꾸 그러니까 친구로서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다"라며 자신을 자극하는 친구에게 화를 내려다 그의 엄마에게 오해를 샀고, 유지철은 결국 딸 유영선 때문에 학교에 불려가게 된 것.
학교에서 딸과 나온 유지철은 유영선에 "공부 안 하는 건 좋다. 사람 때리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영선은 "아빠가 다시 시작한 일도 그거다. 사람 때리는 일. 사고 좀 치면 어때서. 아빠 이제 돈 많잖아. 그걸로 합의금 내면 되겠네"라며 "욕먹고 다니는 아빠 보기 좋은 줄 아냐. 사람들이 아빠한테 뭐라고 하는 줄 아냐. 듣기 싫다. 내 욕하는 건 참아도 그건 못 참아"라고 소리쳤다. 아빠 욕은 참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빠를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애증이 서려있는 말이었다.
유지철은 유영선의 "내 욕하는 건 참아도 아빠 욕하는 건 못 참는다"는 말을 계속 마음에 걸려했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유지철은 딸 유영선에게 "우리 영선이와 가족을 위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왜인 줄 아냐. 아빠가 이제 돈을 많이 벌게 됐다. 아빠가 영선이 하고 싶은 거 다 해줄 수 있다. 학교에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며 손하트를 그렸다.
하지만 이런 말은 오히려 유영선을 화나게 했다. 유영선은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냐. 내가 발레 왜 그만 둔 줄 아냐. 아빠 때문에 때려쳤다. 근데 이제 와서 뭐 어쩌라고"라며 소리쳤다. 알고 보니, 6년 전 발레 신동이던 유영선은 "유지철의 딸이 유영선이다. 아빠의 좋은 점만 닮아라"는 말을 들은 것. 유영선은 "그 때 아빠 얼굴을 본 순간 다 기억나버렸다. 그리고 발레 같은 건 다 그만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빠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기억이 났다"며 11년 전 사건으로 최선주에 소리치는 유지철의 얼굴을 떠올렸고, 눈물을 흘렸다.
이를 들은 유지철은 "아빠는 더 배부르게 욕 먹어도 된다. 우리 영선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최선주도 유지철을 안쓰러워했다. 아빠의 무조건적인 응원에 유영선은 친구들이 추천해준 춤 오디션에 임하기로 했다.
유지철을 연기하는 장혁은 부성애 연기에 모든 혼을 불태운 듯 했다. 링 위의 액션도 훌륭했지만, 역시 장혁표 감정 연기가 압권인 '배드파파'. 이날도 장혁의 눈물 머금은 유지철의 대사들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했다. 특히 그의 대사들이 모든 아빠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해 더욱 공감을 산 것.
장혁은 과연 믿고 보는 배우였다. '배드파파'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내는 장혁이 이번에는 어떤 명장면을 만들어낼지 기대감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배드파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