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힘, 바로 김재욱의 연기력이다. 눈빛, 표정 하나에도 수많은 감정을 담아내는 김재욱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이 난다는 평가다.
김재욱은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에서 구마사제 최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최윤은 과거 박일도에 빙의가 된 형 최신부(윤종석 분)에게 부모님을 잃고, 형을 찾고자 구마사제가 된 인물. 영매 윤화평(김동욱 분), 형사 강길영(정은채 분)과는 악연으로 얽혔지만, 박일도를 잡아야 한다는 똑같은 목표와 숙명으로 손을 맞잡은 상태다.
구마사제이기는 하지만 최윤도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늘 악령의 그림자 앞에 안전하지 못했다. 사람의 악한 마음에 파고드는 손은 어두운 과거를 가진 최윤의 약점까지도 수시로 건드리곤 했다. 하지만 최윤은 화평, 길영을 만난 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정확히 인지했고, 이후 조금씩 강인한 인물로 거듭나고 있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9회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구마를 성공시키겠다는 최윤의 굳은 의지를 제대로 확인시켜준 회차였다고 할 수 있다. 악령들에 지배당해 칼로 난도질 당하는 고통을 느꼈던 최윤으로서는 정신적인 압박도 상당했을 터.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인내하며 서윤(허율 분)의 구마 의식에 성공했고, 끝까지 서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구마사제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김재욱은 끝없이 밀려오는 공포와 고통 속에 내몰린 최윤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화평이나 길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최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는 오롯이 떨리는 눈빛과 미세하게 움직이는 표정, 얼굴 근육으로 잘 표현이 되고 있다. 과하지 않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전해지는 김재욱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있어 시청자들도 최윤의 감정을 아무 문제없이 따라갈 수 있게 된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9회에서 김재욱은 등장하는 매 장면마다 놀라운 존재감을 뿜어내며 극적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찰나, 눈빛의 강도를 바꾸는 순간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힘, 김재욱이라는 배우가 가진 독보적인 분위기와 카리스마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지난 해 '보이스'로 잘생긴 외모를 뛰어넘는 연기력의 소유자로 평가받았던 그이지만, 이번 '손 the guest' 역시 김재욱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parkjy@osen.co.kr
[사진] '손 the g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