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더블헤더 악연, 좌절의 역사는 반복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11 06: 02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3년 주기로 더블헤더를 치렀다. 그런데 과거의 역사는 언제나 좌절과 마주했다. 올해 역시 더블헤더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과연 올해는 그 악연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악연의 역사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일까.
롯데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5강 경쟁에서 다시 한 걸음 물러섰다. 5위 KT와의 승차는 다시 1.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지난 9일 KIA와의 '5위 고지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1-10으로 승리, 승차를 완전히 지웠다. 하지만 연장 혈투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탓일까. KT와의 더블헤더에서는 무기력하게 패했다. 1-10, 0-7이라는 스코어에서 보듯이 롯데는 별 다른 힘을 써보지 못하고 2경기를 통째로 내줬다. 그 사이 KIA가 한화를 6-0으로 꺾으면서 롯데는 5위 경쟁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롯데가 KIA를 잡기 위해선 오는 11~13일 열리는 광주 KIA 3연전을 스윕하는 수밖에 없다.

빡빡한 잔여경기 일정 속에 잡혔던 더블헤더였다. 여기에 전날 진이 빠질 정도의 대혈투를 치렀다. 안그래도 강행군의 일정에 체력 소모가 2배 이상인 더블헤더까지 겪으니 몸이 천근만근일 수밖에 없다. 결과마저 좋지 않았기에 그 후폭풍은 배가 된다. 
후폭풍을 걱정해야 하는 롯데다. 그리고 후폭풍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과거의 역사다. 롯데는 최근 2009년부터 3년 주기로 더블헤더를 겪었다.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올해 더블헤더까지 8전 1무7패의 참담한 성적이다. 
특히 지난 2012년과 2015년의 더블헤더는 올해와 같은 시즌 말미,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더블헤더 이후의 결과들은 애석하게도 롯데를 외면했다. 
지난 2012년 9월14일 광주 KIA 더블헤더 1차전 1-10으로 패한 뒤 2차전은 연장 12회 8-8 무승부를 당했다. 특히 2차전은 연장 12회말 8-7로 앞섰지만 2사 후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대타 황정립에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아 무승부에 그쳤다. 
당시 더블헤더 전까지 62승49패5무로 2위를 달렸고 1위 삼성과도 3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블헤더의 후폭풍이 롯데를 휘감았다. 더블헤더 포함해 7연패, 그리고 다시 5연패 빠지는 등 3승12패1무의 막판 성적으로 2위에서 4위로 미끄러졌고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겨우 손에 넣었다. 
2015년의 경우, 더블헤더 전 드라마틱한 반전, 그리고 더 참담한 추락을 겪었다. 9월까지 8위에 머물던 롯데는 9월 첫 7경기 6승1무로 승승장구했다. 결국 5위 자리까지 올라서며 사상 첫 와일드카드 티켓 획득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9월 24일, 두산과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4연패에 빠지더니 더블헤더에서도 결국 2-3, 6-10 완패를 당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더블헤더 이후 연패를 끊었지만 결국 5위에서 다시 8위로 추락, 당시 5강 경쟁팀들 가운데 제일 먼저 가을야구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은 2015년의 상황과 흡사하다. 줄곧 하위권에 머물다가 정규시즌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상황에서 더블헤더를 치렀다. 더블헤더 이전까지 17경기에서 14승3패의 기적의 행군을 이어갔다. 하지만 더블헤더가 모든 흐름을 깨뜨리고 말았다. 
이제 롯데는 자칫 11일 KIA전, 한 경기 결과에 의해 시즌이 종료될지, 아니면 연장될지가 결정된다. 과거의 역사는 모두 실패와 좌절을 말한다. 과연 올해는 더블헤더의 후폭풍을 이겨내고 과거부터 이어져 온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운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이제 롯데는 배수의 진을 치고 광주로 입성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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