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추위, 역대급 PS '겨울야구'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1 06: 02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10월의 마지막 날에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2016년은 11월2일, 2015년은 10월31일에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하지만 올해는 11월4일 한국시리즈가 시작된다. 최종 7차전까지 치러지면 11월12일 끝난다. 역대 KBO리그에서 가장 늦게 한국시리즈가 끝난 해는 2014년. 그해 11월11일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바 있다. 올해도 한국시리즈가 길어진다면 역대 가장 늦게까지 야구를 할지 모른다. 
2014년과 올해 공통점은 아시안게임으로 정규시즌을 일시 중단했다는 점이다. 출범 후 가장 이른 시기인 3월24일 시즌 개막했지만 우천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여파로 취소 경기가 많았다. 결국 잔여일정에 더블헤더까지 추가했다. 오는 14일 사직 두산-롯데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은 종료된다. 

16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린다. 계절상 가을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 야간경기에선 추위와 싸움을 피할 수 없다. 11일 서울 지역 아침 기온은 올 가을 최저 6도까지 떨어졌다. 올 가을은 평년보다 3도 이상 낮은 기온으로 11월 추위가 한 달 먼저 찾아왔다. 기록적 폭염이었던 지난여름처럼 겨울에는 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11월4일 한국시리즈가 열릴 때는 초겨울이다. 3차전이 열리는 11월7일은 겨울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다.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어느 때보다 빨리 찾아온 겨울 추위인 것을 감안하면 역대급 추위와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한국시리즈 7경기 중 5경기가 야간경기로 배정돼 있기도 하다. 
투수들은 날이 추우면 몸푸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손끝 감각이 무뎌져 처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영접을 잡기가 쉽지 않다. 야수들도 추위에 몸이 굳지 않으려면 경기 내내 움직여야 한다. 추위에 곱은 손은 타격시 울림 증세를 악화시킨다. 정지 상태에서 움직임이 많은 야구 특성상 추위로 몸이 경직됐을 때 부상 위험도가 높아진다. 
포스트시즌에는 넥워머로 목과 얼굴 주변을 감싸 무장한 채로 추위를 버티는 선수들이 많다. 다만 넥워머가 답답한 선수들은 언더셔츠를 두껍게 입는 식으로 추위에 대처한다. 야수들은 경기 중에도 유니폼 뒷주머니에 손난로를 넣어 꽁꽁 언 손을 녹이곤 한다. 
계속 뛰는 스포츠가 아닌 야구는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 소비를 하다 보면 피로도 쉽게 쌓인다. 단기전 특성상 심리적인 부담까지 가중되면 피로도가 극에 달할 수 있다. 11월10일 끝난 2002년 한국시리즈, 11월11일 마감된 2014년 한국시리즈 모두 먼저 올라온 정규리그 1위팀 삼성이 웃었다. 
올해도 또 한편의 겨울야구가 예고된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지난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만큼 선수들이 추위에 익숙하다. 겨울야구 대처법을 안다.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어느 팀이 될지는 모르지만 체력적 우위도 점했다. 다만 역대급 한파 속에서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