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대가' 정상훈이 '웃픈' 코미디 '배반의 장미'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배반의 장미'(박진영 감독)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 작품.
정상훈은 청산유수 입담을 가졌지만, 글만은 못 쓰는 시나리오 작가 심선 역을 맡았다. 심선은 한 때 잘 나가던 시나리오 작가였지만, 현재는 시나리오를 쓰는 족족 퇴짜를 맞으며 퇴물 작가로 낙인 찍힌 무능한 작가. 완성한 작품 하나 없이 슬럼프에 빠져 있던 심선은 비밀 클럽의 공지를 발견하고 가장 먼저 가입해 병남(김인권)과 만나게 되는 인물이다.
'SNL' 시리즈를 통해 코미디 연기의 대세로 떠올랐고, '품위있는 그녀', '데릴남편 오작두' 등을 통해 코미디 연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정상훈. 개봉을 앞둔 '배반의 장미'에서는 '웃픈 연기'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일 진행된 VIP 시사회로 영화를 처음 봤다는 정상훈은 "제가 나오는 분량이 많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제 연기 위주로만 봤다. 정말 떨리더라. 코미디가 어려운 장르다. 웃음을 유발하지 못하면 코미디로서 실패한 것 아닌가. 대중적으로 다가가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걱정 때문에 위산이 과다분비 되는 느낌이었다"며 "어제 처음 영화를 보는데 옆에 황정민 형님이랑 아내가 있어서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재밌는 장면 보면 황정민 형님이 '오' 하고 빵빵 터져서 신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상훈은 다양하게 변주된 코미디 장르에 특화된 배우다. 정상훈은 "제가 잘 하는 장르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장르물에 잘 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근에 많이 코미디가 사라지지 않았나. B급이지만 마니아층을 설득하다 보면 희극배우로 내가 가는 길이 서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계속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저 나름대로 3원칙이 있다. 씨도 뿌리고, 비도 맞고, 풍파에 견뎌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어느 정도 인정을 할 거다. 매일 실망만 하시진 않으실 거 아닌가"라고 자신만의 연기 대원칙을 소개했다.
극 중에서 정상훈은 글을 쓰고 싶지만, 뭘 해도 안 풀리는 시나리오 작가 육심선 역을 연기했다. 안 풀리던 시절 시나리오 집필에도 몰두했던 실제 정상훈과 닮은 인물이다.
정상훈은 "'목포는 항구다'라는 작품을 하면서 김지훈 감독님이랑 친해졌다. 그러다 2년 반 정도 안 풀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벤 애플렉, 맷 데이먼처럼 세상이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설득해 보겠다고 글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덮고 나서 '연기를 더 잘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라고 하시더라. 그때 갑자기 소름이 돋더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작가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시나리오를 써봤으니 공부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하시는데 하던 연기나 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쓰던 시나리오는 '우당탕탕 소동극'이다. 지금도 시놉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고 있다.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원안이나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2-3년 안에 실제로 작품으로도 탄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mari@osen.co.kr
[사진]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