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승률 8위' 한화의 3위 축포, "이건 기적이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4 06: 15

"기적 같은 성적이다". 
정규시즌 최종전인 13일 대전 NC전에서 10-8로 승리한 한화는 자력으로 정규리그 3위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11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기념하는 포스트시즌 출정식도 가졌다. 12분 동안 수백 개 축하 폭죽을 터뜨리는 등 성대한 출정식으로 가을 축제를 만끽했다.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밤하늘을 폭죽으로 수놓았다. 한화 관계자들도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한 관계자는 "우리도 이런 날이 왔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인데 이 정도로 성대하게 할 만하지 않나"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만큼 잘할 줄 몰랐다. 기적 같은 성적이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다"고 놀라워했다. 

사실 시즌 전만 해도 한화의 가을야구는 팀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오프시즌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세대교체, 리빌딩, 육성에 중점을 두고 시작했다. 부임 첫 해를 맞이한 한용덕 감독이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노렸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한화의 몇몇 지표를 보면 전력은 하위권에 가깝다. 총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한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을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실제 승률과 가깝다. 피타고리안 승률 1~2위인 두산과 SK가 실제로도 1~2위에 올랐다. 4위 넥센이 3위, 5위 KIA가 4위에 랭크됐다. 6~7위 삼성·LG, 9~10위 KT·NC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한화는 기대 승률이 4할7푼9리로 8위에 불과하다. 팀 득점(729점)보다 실점(761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9~10위 KT와 NC보다 나았을 뿐, 기대 승률로 따지면 롯데·삼성·LG에도 뒤졌다. 그런데 실제 승률은 5할3푼5리로 3위에 올랐다. 객관적 지표를 뒤집은 기적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강력한 불펜 야구. 구원 평균자책점 4.28로 리그 1위에 빛난다. 양적·질적으로 풍부한 불펜을 앞세워 접전에 강했다. 1점차 승부에서 20승13패로 유일하게 6할대(.606) 승률을 기록했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50승5패로 승률 2위(.909)였다. 
경기 후반 뒷심도 엄청났다. 역전승이 44승으로 두산(47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역전 10승은 리그 최다기록. 끝내기 승리도 8번으로 가장 많다. 팀 도루도 118개로 17년 만에 1위를 차지하며 짜내기 야구도 재미를 봤다. 단순 기록 이상의 힘이다. 
부임 첫 해부터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한용덕 감독은 "정규시즌 모든 경기가 우리 팀에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참 선수들이 후배를 잘 이끌었고, 젊은 선수들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에겐 모든 경기가 도전이다. 도전자 정신으로 포스트시즌에도 과감하고 멋진 경기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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