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의 크리스티안이 국적을 넘은 대반전을 펼쳐 시청자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6연승에 도전하는 동막골소녀와 그를 저지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8인의 복면가수가 그려졌다.
이날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이는 '다보탑' 마이틴 송유빈, '궁예' 고세원, '개복치' 오세득, '홍합' 크리스티안이었다. 첨성대, 미실, 우파루파, 왕밤빵은 2라운드로 진출했다.

이중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왕밤빵과 홍합의 대결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완선의 노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부르며 홍합 가면을 벗은 크리스티안. 그가 외국인일 것이라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왕밤빵과 홍합은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왕밤빵은 자신의 스타일로 해석해 불렀고, 홍합은 조덕배의 모창 수준으로 노래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 때문에 왕밤빵과 홍합의 정체에 연예인 판정단은 더욱 고심을 한 상태. 그런 와중에 김현철은 "발음 사이에 살짝 외국인의 느낌이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나, 그 이외의 모든 판정단으로부터 "절대적으로 한국인"이라는 강력한 반발에 "유학파라는 의미였다"고 한 발 물러났다.

하지만 김현철의 추측이 맞았다. 크리스티안이 가면을 벗자 김현철은 의기양양했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윤상은 "어떻게 그 찰나의 발음을 포착했나. 김현철은 천재 같다"며 김현철의 귀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건 선곡 때문이었다. 김재우는 "누가 멕시코인이 조덕배 노래를 그렇게 부를 줄 알았겠냐"며 억울해했다.
실제 육성을 듣는 개인기 시간을 가졌음에도, 크리스티안을 외국인일 거라 추측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크리스티안은 최민식 성대모사와 '미스터 션샤인' 속 타카시 성대모사를 했다. "내가 마!"라는 사투리 등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크리스티안은 그야말로 국적을 넘은 대반전의 주인공이었던 것.
크리스티안과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여행까지 한 김구라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에 민망해했다. 크리스티안의 정체를 '슈스케' 조문근으로 착각하게 만든 봉고 실력은 크리스티안 부모님의 영향이었다. 크리스티안은 "어머님은 가수 출신이고, 아버지는 뮤지션이다. 집안에 다양한 악기가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크리스티안은 "한국에 온지 4년이 됐다"며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했다.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로 "멕시코에서 우연히 '세바퀴'를 봤는데 너무나 재미있었다. 멕시코에는 예능 자체가 없어서 정말 새로웠다. 예능 자막이 너무 재미있는데 이걸 알고 싶어서 한국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혀 '세바퀴'의 MC였던 김구라를 뿌듯하게 했다.
그의 한국 사랑은 누구보다 남달랐다. 크리스티안은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한국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내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고 잘해줬다"고 한국에 고마움을 전하는가 하면, "한국이 정말 편하다. 음악적, 문화적으로도 내가 한 번 있었던 것 같은, 전생에 한국인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조덕배의 모창을 하고, 최민식의 성대모사를 하는 멕시코인 크리스티안. 국적을 넘나든 복면가수들은 그동안 꽤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꿈에도 생각치 못한' 국적 반전은 처음일 듯 하다. 이제 '대한외국인'이 된 크리스티안이 방송인으로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