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게임' 하나로 모든 사람들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진다.
1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이달 31일 개봉을 앞둔 신작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필름몬스터)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과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7명의 배우들은 처음 호흡을 맞췄음에도 마치, 34년 이상을 알고 지낸 영화 속 절친처럼 차진 우정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이달 31일 개봉하는 ‘완벽한 타인’은 완벽하게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문자, 전화, SNS 메시지 등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진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이재규 감독은 “우리나라는 기술의 발달로 10대부터 70대까지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해졌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헤어지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며 "그래서 (영화 속)휴대전화기로 인해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웃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웃음 속에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스스로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연출을 맡게 됐다”고 영화화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원작과 다른 주제의식과 결말을 표현했음을 강조하며 "한국 사람이 보고 웃고 즐기고 울고,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작과 다른 표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로 방향을 잡았다"며 “결말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저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게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어릴 때 투명인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모두가 한 번쯤 해봤을 텐데, 친구 또는 주변 사람들의 모든 것을 안다고 좋은 것은 아닌 거 같다. 그런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 7명의 배우들이 처음 만나 연기 호흡을 펼쳤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차진 절친 케미스트리를 발휘했다. 주어진 대사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빚어진 코믹한 애드리브를 발휘하며 웃음 포인트를 살렸다.

휴대전화의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하는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이라는 소재가 극의 핵심. 서로 비밀이 없다고 자처했던 친구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이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서로 해명하거나, 상대방의 메시지에 관심을 갖는 모습, 물을 엎는 등 돌발행동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태수 역을 맡은 유해진은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듯 핸드폰도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개인적으로 이런 게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도 “저 역시 자신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이런 게임은 반대한다”고 동의했다. 이서진 역시 “이런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반대다.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정아도 “저도 당연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서로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수 역시 “저 같아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게임은 제안하지 않았을 거다. 저라도 반대할 거 같다”고 했다.

송하윤도 “영화를 찍으면서 선배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의도하지 않은 싸움이 날 거 같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경호도 “이런 게임 후에 절대 싸움이 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절대 짜서는 안 되는 고름을 짜듯 서로에게 상처가 될 거 같다.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규 감독은 “저는 한 번씩 해보시길 바란다. 한 번씩 해보시는 것도 서로의 소통을 위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며 “제 휴대폰을 공개해봤자 별로인데, 이서진 배우의 휴대전화가 공개되면 반향이 일어날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남겼다.
‘완벽한 타인’의 특별한 재미 요소 중 하나는 누구의 비밀이 어느 순간에 드러나느냐 하는 것이다. 등장인물 7인 사이에 계속해서 터지는 사건들의 구조는 집중도를 높인다.

태수 역을 맡은 유해진은 “저희 영화가 웃음만을 좇지는 않는다. 한 가족의 요소를 보여주면서 인간적인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거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이어 “애드리브는 생각한 것도 있지만 미리 상의하고 만들었다. 어느 부분이라고 얘기하긴 힘들다. 몇 군데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이서진은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이재규 감독과의 인연도 있고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너무 훌륭해서 믿고 가자는 게 있었다”라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03년 방송한 드라마 '다모'를 통해 이재규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바.
준모 역을 맡은 이서진은 이어 “저는 능글 맞은 캐릭터가 아니다(웃음)”라며 “극중 인물이 결혼 생활을 오래한 부부였다면 부담되는 게 많았을 텐데 이 캐릭터는 신혼부부니 그나마 부담이 줄었다. 그래도 힘들었다”고 밝혔다.
예진 역을 맡은 김지수는 “개인적 욕심보다 같이 나오는 배우들이 너무 탐이나 작업을 함께 했다”며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