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1] 이정후, 어쩌면 아빠의 첫 가을과 똑같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10.16 22: 47

아빠의 첫 가을과 다르지 않았다. 
넥센 히어로즈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샌즈의 4타점 활약 등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10-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와일드카드 2차전을 지우고 2016년에 이어 2년 만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이정후의 가을 야구 데뷔였다. 작년 고졸루키로 입단해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팀이 포스트시즌에 실패해 가을야구를 맛보지 못했다. 올해는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해 팬들은 이정후의 가을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정후는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1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까지는 KIA 선발 양현종에 막혀 범타로 물러났다. 0-2로 뒤진 5회 무사 만루에서도 내야뜬공을 날렸다. 그러나 KIA 포수 김민식이 포구를 하지 않았고 타구가 파울라인을 넘어가며 살아났고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격점을 얻어냈다. 
이어 5-5로 팽팽한 7회에서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전안타를 날렸고 서건창의 우중간 2루타때 홈을 밟았다. 넥센은 샌즈의 투런포까지 터져 승기를 잡았다. 특히 이정후는 7회초 5-5로 동점을 내준 이후 무사 1루에서 최형우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내는 메이저급 수비를 보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팽팽한 경기에서 흐름을 가져오는 장면은 아빠 이종범 해설위원과 틀리지 않았다. 이종범 위원은 25년전인 1993년 한국시리즈에서 대졸 루키로 뛰었다. 당시 해태가 초반 삼성에게 고전해 1승1무2패로 몰렸다. 그러나 이종범은 잠실 3연전에서 거침없는 도루와 화끈한 타격으로 승기를 가져오는 맹활약을 펼쳤다.
결국 역전 3연승의 주역이 되었고 당당한 MVP를 수상했다. 이종범은 1996년과 1997년 거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아버지의 가을  DNA가 고스란히 아들의 플레이에 각인되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이젠 바람의 손자가 2018 가을을 힘차게 열었다.  /sunny@osen.co.kr
[사진]고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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