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더 으스스하게 만들 공포영화가 찾아왔다. 최근 극장에서 공포 영화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던 만큼 더 반가운 등장. 한국 공포영화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여곡성’(1986)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 서영희와 손나은이 뭉쳐 공포영화를 넘어선 여성 느와르의 탄생을 예고했다는 점에서도 기대할 포인트가 있다.
1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 11월 8일 개봉)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유영선 감독은 ‘여곡성’을 두고 공포영화지만, 여성 느와르라는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밝힌 바. 서영희, 손나은이 당당히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역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서영희는 ‘여곡성’을 통해 오랜만에 한복을 입고 공포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그녀는 ‘추격자’(2007), ‘궁녀’(2007), ‘스승의 은혜’(2006),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2010) 등에 출연하며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다.
탄탄한 필모그래피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춘 서영희도 ‘여곡성’을 통해 공포 영화에 눈을 뜨게 됐다고. 그녀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공포 영화에 눈을 떴고 지금까지 제가 생각했던 공포가 공포가 아니었구나 잘했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은 제가 공포스러움을 보여드렸던 것 같다. 상황적으로 누군가에게 당하는 입장의 공포였다면 이번에는 누군가를 헤치는 공포라서 조금 더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씨 부인 역의 서영희와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옥분 역에는 손나은이 분했다. 그녀에게는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데뷔작. 손나은은 “우선 언젠가 한 번쯤은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공포장르였다.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사실 저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피 분장도 처음 해봤고 피 분장을 하신 것도 처음 봐서 매번 볼 때마다 소름 끼쳤다”고 밝혔다.
원작의 기본 구성은 지키되 현대적인 연출이 얹어졌다는 설명이다. 레전드 장면으로 꼽히는 지렁이 국수 신도 살아 있다. 유영선 감독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구성, 캐릭터들을 무시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리메이크한다고 했을 때 현대로 배경을 바꾸느냐 말했는데 그건 원작에 방해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 이야기에 필요한 아이콘은 최대한 활용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거기에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부분이 원작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촬영 세트 숙소에서 같은 귀신 목격담을 전했을 만큼 벌써부터 찰떡 호흡은 물론, ‘대박’ 기운도 점치고 있다. 유영선 감독은 “나중에 영희 씨와 나은 씨가 최후 결전을 벌이는 마지막 신이 인상적이었다. 찍는 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기도 하다”고 밝힌 바.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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