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활동한다는 야귀를 다룬 신작 영화 ‘창궐’이 좀비를 내세웠던 ‘부산행’의 인기를 이어받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 좀비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17일 오후 2시 서울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이달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 제공배급 NEW, 제작 리양필름 영화사 이창, 공동제작 VAST E&M)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대군 이청 역의 현빈, 김자준 역의 장동건, 박종사관 역의 조우진, 덕희 역의 이선빈, 왕 이조 역의 김의성, 승려 대길 조달환 등의 배우들과 각본 연출을 담당한 김성훈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창궐’은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夜鬼)가 창궐한 조선에서 왕의 둘째 아들 이청(현빈 분)과 왕의 자리를 노리는 야심가 김자준(장동건 분)의 혈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지난해 1월 액션영화 ‘공조’를 통해 흥행에 성공한 김성훈 감독의 1년 9개월 만의 복귀작으로 다시 한 번 화려한 액션 시퀀스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이청 캐릭터의 칼솜씨와 맨몸 격투를 위해 무려 3개월간의 시간을 투자한 배우 현빈의 탄탄한 액션 연기가 ‘창궐’의 8할 이상을 차지한다. 왕권을 노리는 김자준을 소화한 장동건 역시 여전한 ‘잘생김’을 버리고 날카로운 분장으로 화면을 사로잡았다.
‘창궐’은 야귀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좀비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부산행’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좀비에 맞서,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벌였던 ‘부산행’은 그동안 국내에 나왔던 재난 영화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과 서사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바. 이에 결과적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그 기운을 이어받은 '창궐'은 결이 다르지만, 조선의 백성들을 갉아먹는 야귀 바이러스로 관객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릴과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김성훈 감독은 이날 조선시대에 창궐한 야귀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에 대해 “조선시대와 야귀가 만나는 지점을 이질적이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 최대한 살리는 설정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사람을 물어 피를 빠는 특성과 변이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야귀만의 외형 변화에 집중했다”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크리처의 비주얼과 함께 야귀 떼에 맞선 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치열한 혈투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청 역을 맡은 현빈은 “민초들을 만나고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어 어떻게 물들어 가고 어떤 변화를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무엇보다 검술에 신경 썼다. 왜냐하면 야귀의 특성상 (인물들의)입이 먼저 나와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하시는 분들의)머리가 더 앞으로 나와있는데, 검술이라는 게 상대방과의 거리 계산이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상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촬영했다"고 액션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김자준을 연기한 장동건도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영화가 나올지 굉장히 궁금해서 출연을 결정했다”며 “촬영 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걱정도 됐지만 나중엔 점점 적응을 하게 됐고 할수록 재미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얼굴에 신경을 안 쓴 캐릭터였던 거 같다’는 말에 “그렇다. 외모에 신경을 안 쓰고 분장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외모가) 잘 감춰지지 않더라. 여기까지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조우진은 야귀에 맞서 싸우는 무관 박 종사관을 연기했다. 기대 이상의 액션 연기로 호평 받은 것에 대해 “제가 액션에 능한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액션 장면을)반복해서 연습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전했다. 활을 든 민초 덕희 역을 맡은 이선빈도 “이렇게 좋은 선배님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스럽다. 오늘 보면서 떨리는 마음에 제대로 못 본 거 같다”면서도 “감독님께서 저희가 노력한 부분을 잘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김성훈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만큼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하는 액션 시퀀스가 최대 관전 포인트이다. 야귀와의 전쟁에서 이청은 가장 강력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장검을 사용했다. 또한 박종사관은 날카로운 조선의 검을 활용해 수준급 액션을 보여줬다. 두 사람의 연습이 좋은 결과물로 탄생했다.
한편 승려 대길(조달환 분)은 스님의 지팡이를 연상케 하는 창으로 액션 연기를 펼쳤고, 먼 거리 액션에 능한 덕희(이선빈 분)는 활을 사용했다. 배우 인생 처음으로 활을 사용한 액션에 도전했다고.
왕 이조를 연기한 김의성은 후배들의 노력에 “현빈과 장동건의 격투신이 정말 최고였다”며 “현빈이 극중 1대 100으로 싸우는 액션신을 보는 내내 심장이 떨렸다(웃음). 긴장을 하고 봐서 그런지 여전히 힘들다”라고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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