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이 올해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복귀한다. 올 추석 연휴 개봉한 ‘협상’(감독 이종석, 제공배급 CJ, 제작 JK필름) 이후 한 달여 만에 새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복귀작으로 택한 김성훈 감독의 ‘창궐’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영화’이다. ‘부산행’을 통해 장르적 쾌감을 느낀 관객이라면 다시 한 번 그 감동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야귀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창궐’(감독 김성훈, 제공배급 NEW, 제작 리양필름 영화사 이창, 공동제재 VAST E&M)은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위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야귀는 좀비와 다르게 낮에는 활동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닌 크리처이다.
‘창궐’의 기본적인 서사는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돌아온 이조(김의성 분)의 둘째 아들 이청(현빈 분)이 조선의 왕좌를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 분)과 갈등하는 구조이다. 무엇보다 조선을 덮친 야귀가 밤만 되면 기승을 부리며 선한 백성들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는 강렬한 장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빈은 18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존과 다른 액션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창궐’은 지난 2017년 9월 1일부터 촬영에 들어가 올 2월 13일 크랭크업했다. 현빈은 “‘공조’를 마친 이후 (‘창궐’의 출연을)선택했다”면서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마음에 들었는데 무엇보다 청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기존에 나온 액션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 저는 (시청자, 관객에게)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창궐’은 현빈이 속해 있는 소속사 VAST E&M에서 공동 제작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무언가 좀 더 참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였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그는 “액션 연습은 1대 1로 했다. 어느 정도 합이 짜여있는 부분은 나머지 배우들과 모여서 연습했다. 2~3개월 정도 액션 연습을 했다”며 “‘협상’의 촬영이 끝나고 바로 ‘창궐’에 들어갔었다. 몸을 만들면서 캐릭터를 준비해나갔는데, ‘창궐’은 살아남기 위한 액션이었던 거 같다. 긴 칼로 액션을 하다 보니 좀 더 치열하게, 힘들게 싸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현빈은 극중 캐릭터 이청이 사용한 장검에 대해서는 “언월도(偃月刀)라는 칼을 썼다. 이청에게 맞는 칼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그게 어울렸던 거 같다”며 “(이)청이 쓰는 칼은 손잡이가 긴데 그에게 잘 맞는 칼을 쓰고 싶어서 바꾸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역린’(2014) ‘공조’(2017) 등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 액션에 능한 현빈은 ‘창궐’을 위해 3개월간 추가 액션 수업을 받았다고.
그는 이어 “액션은 계산된 상태에서 찍었기 때문에 특별한 NG는 없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적응이 됐고, 실력이 점차 늘면서 점점 더 편안해진 거 같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창궐’은 이달 25일 개봉에 앞서 어제(17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17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본 그는 “영화가 첫 노출돼서 긴장한 것도 있는데 보는 내내 움츠러든 상태로 봐서 그런지 힘들었다. 제 액션이나 야귀 등 모든 것에 긴장했다”면서 “VIP 시사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보게 되면 좀 더 구체적으로, 객관적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창궐’은 야귀가 창궐한 세상에 왕세자 이청(현빈 분)이 돌아오고 야귀 떼를 무찌르던 박종사관(조우진 분), 승려 대길(조달환 분), 민초 덕희(이선빈 분)와 만나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하려는 과정을 그린다.
‘창궐’의 제작 단계부터 높은 관심이 쏠린 이유는 절친 현빈과 장동건이 만난 첫 영화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빈이 이청 역으로 캐스팅됐고, 장동건이 악역 김자준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낳았다. 또 지난해 설 연휴 개봉한 ‘공조’의 김성훈 감독과 현빈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는 사실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빈은 “김성훈 감독님과 다시 해서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무엇보다 감독님이나 저나 액션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좀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빈은 김자준 역을 맡은 장동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동건 선배님에게 제가 같이 하자고 설득을 했던 건 아니었다. 김성훈 감독님이 선배님과 영화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감독님이 이 책을 장동건 선배님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다가 제게 ‘전달해 달라’고 하셨다(웃음). 하지만 저 역시 고민이 됐다. (영화의 흥행을 예상할 수 없는데) 만약 잘 안 될 경우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안 좋을 수 있기에 저는 최대한 개입을 안 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빈은 “나중에 감독님이 장동건 선배님에게 시나리오를 드렸고 제게 어떻게 봤는지 반응을 물어보셨는데 ‘난 모른다. 들은 게 없다’고 빠져 있었다(웃음)”며 “물론 저도 장동건 선배님과 같이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혹시 본인의 마음에 안 드는데 친분이 개입된다면 배우에게 득이 안 될 거 같아서 조심스러웠다. 같이 하고 싶었지만 희한하게 같이 하자는 말을 제대로 못 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는 “장동건 선배와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연기하는 게 편안했다. 믿는 부분도 있었다. 편하다 보니 시도할 수 있는 것도 많았고 받아준 게 많아서 좋았던 게 많았다”면서도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사적으로 만났던 장동건 선배님이 아니라, 분장이 된 김자준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 후반으로 갈수록 말을 안 했던 것은 아닌데 좋았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개봉은 10월 25일./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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