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아이스하키 항명 사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10.19 05: 26

'여자 아이스하키 항명사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새라 머리 감독의 계약 만료 이후 공석으로 있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령탑에 김상준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 갑작스런 발표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남북단일팀을 이끌었던 머리 감독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내린 결정이었다.
머리 감독이 돌아간 이유는 선수들의 항명이 있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선수단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머리 감독은 스스로 물러났다. 선수들과 자존심 싸움서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8년 일본에 0-29의 참패를 당하며 부진했던 여자 아이스하키는 머리 감독 부임 후 달라졌다. 지난해 2월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일본에 승리를 맛봤다. 또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리그)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그런데 내부에서 선수들은 머리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기초적인 훈련만 한다는 이유였다. 취미로 즐기던 선수들은 적극 지원하면서 만들었던 대표팀인데 감독의 지도 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항명 사태'를 만들었다. 평창 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들이 머리 감독을 교체해 달라는 반대 서한을 만들고 대한 아이스하키협회에 진정했다.
대한 아이스하키협회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냉정하게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했을 때 '항명 사태'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와 유연하게 대처했고 좋은 경기력을 만들도록 이끌었다. 단순한 훈련이었지만 아이스하키 전문가들은 그 훈련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하키계 한 원로는 "머리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의 경기력도 크게 좋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골리 신소정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준이 대동소이 했다. 당연히 기초적인 훈련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원로는 "냉정하게 협회에서 여자 선수들을 특별하게 관리했다.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팀 뿐만 아니라 선수들 개인적으로 지원도 했다"면서 "그러나 성과는 부족했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대학교 동아리팀과 연습 경기서도 큰 점수차로 패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지원 만큼의 성과도 없던 선수들이 항명 사태를 일으켰다는 점에 대해 모두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항명을 일으킨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신소정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다. 머리 감독은 미국으로 돌아가 고향인 미네소타에서 고등학교 감독직을 맡았다.
여러가지 눈으로 '항명 사태'를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만큼 성과가 없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제가 모두 머리 감독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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