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액션 장르에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김성훈 감독은 전작 ‘공조’(2017)에서 총격 신(scene), 카 체이싱 등 국내에서 시도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며 781만 7631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야귀 액션 블록버스터 ‘창궐’(제공배급 NEW, 제작 리양필름 영화사 이창)에서는 동양의 문화와 감성을 살려 화려하고 타격감 넘치는 역대급 스케일의 액션을 탄생시켰다.
특히 김성훈 감독은 색다른 액션 시퀀스를 위해 맨몸 액션부터 와이어 액션, 승마 액션, 캐릭터 별 무기 액션 등, 마치 게임을 보듯, 다채로운 액션 장면을 구현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보는 관객들 역시 액션에 대해 크게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성훈 감독은 “본격 좀비 장르물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창궐’이 단순히 좀비 이야기만을 다룬 건 아니다. 이야기의 기본적인 서사와 야귀라는 크리처가 잘 맞을 수 있게 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놓고 고민했다”며 “야귀는 누군가의 선택으로써 벌어진 일이다. 저는 단순히 괴물이 나오는 것보다 감성적으로, 정서적으로 좋은 이야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속 좀비를 의식하지 않고, '창궐'만의 독창적인 크리처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이다.

김 감독은 이어 "나라를 위해 지붕 위에 올라간 이청이라는 사람과 곡괭이를 들고 뭐라도 해보겠다는 백성들이 있으면, 그 다음 날부터 좋은 나라가 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상상을 했다. (먼저 영화를 본 사람들이)광화문 촛불 집회가 떠오른다는 얘기도 하셨는데, 정치적으로 의도한 건 아니었다. 백성들은 이청이 떠나 있는 동안 이 곳(조선)을 벗어날 형편이 안 돼서 그냥 살고 있는 거다. 그래서 청이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국정농단의 횃불은 아니고 저는 단순히 희망적인 삶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창궐’을 만들면서 참고한 레퍼런스는 없다. 굳이 (좀비물을 위해) 기존의 영화들을 꺼내서 보고 싶지 않았다. 좋다고 갖다 쓰면 베끼는 거나 다름 없지 않나. 타 작품에서 봐왔던 좀비의 모습을 기억에서 지우자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며 “보고 느낀 것들, 체화된 것이라서 쓸 순 있겠지만 따라하고 싶진 않다는 마음에 일부러 보지 않았다. 저희가 집중했던 건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붙으면 한층 더 근사한 크리처가 탄생할 거 같았다. 마지막 액션 시퀀스가 하이라이트인데, 저는 동양의 액션을 생각했다. 동양화를 그릴 때 붓에 쓰는 힘의 강도가 중요하지 않나. 얼마만큼 붓을 누르냐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듯, 칼을 쓰는 데 여러 종류의 힘이 느껴지도록 액션 비주얼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신선한 소재와 타격감 넘치는 신개념 액션으로 기대를 모은 ‘창궐’을 더욱 기대케 하는 요소는 바로 배우 현빈과 장동건의 만남이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두 배우가 처음으로 영화에서 만났이기에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먼저 다양한 캐릭터들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해온 현빈은 ‘창궐’에서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의 둘째 아들 이청 역을 맡아 ‘공조’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독특한 장검을 활용한 액션을 비롯해 맨몸 액션, 와이어 액션까지 다채로운 몸 동작을 통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김 감독은 “장동건과 현빈의 공통점이 있다. 아시다시피 기본적으로 둘 다 잘생겼는데(웃음), 책임감이 많고 배려심이 깊다. 정말 세상은 불공평하다(웃음). 본인들의 위치에서 배려를 하면 모든 것들이 수월해진다는 걸을 잘 아는 거다. 아마 여러 스태프에게 물어봐도 현빈, 장동건은 많은 지지를 받을 거다”라고 칭찬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