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힘내세요" 퇴근길 응원, 대전 가을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21 09: 00

무려 11년만의 가을야구, 그 기다림이 너무 컸던 것일까. 실망감도 만만치 않다. 잔칫집 축제에서 초상집 분위기로 전락한 한화가 과연 대전에 돌아올 수 있을까. 
지난 19~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보러 온 대전 팬들로 북새통, 인산인해를 이뤘다. 1만2400석이 연이틀 조기 매진됐다. 인터넷 예매 분으로 모두 팔렸고, 현장에서 취소 분을 기다린 팬들도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야구장 인근 곳곳에서 한화 오렌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1년만의 가을야구를 맞아 한화는 1차전에서 김승연 그룹 회장이 직접 팬들에게 4000만원 어치 장미꽃을 선물했고, 이글스파크를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응원 물결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처럼 11년만의 가을 축제였던 대전이었지만, 패배 앞에서는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올 시즌 기대이상 선전으로 3위까지 오른 한화에 가을야구는 일종의 '보너스'였지만 막상 경기를 지니 아쉬움이 크다. 승부세계에 만족이란 없다. 특히 홈에서 2경기를 모두 내준 충격이 크다. 
1차전에서 득점권 15타수 3안타 침묵 속에 잔루 13개를 남겼고, 주루사 3개에 도루 실패 1개까지 자멸 야구로 2-3 분패를 당했다. 2차전에는 믿었던 불펜이 흔들려 5-7 역전패를 당했다. 타선도 잔루 10개를 남기며 득점권에서 8타수 2안타로 답답한 야구를 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 오후 2시 시작돼 6시29분에 끝난 2차전 경기 후에도 몇몇 한화 팬들이 남아 선수들의 퇴근길을 지켜봤다. 고개 숙여 지나가는 선수들에게 "힘내세요", "괜찮아요", "파이팅" 등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승리한 날에 비하면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에 힘이 될 메시지였다. 
한화가 다시 대전에 돌아오기 위해선 고척돔에서 열리는 3~4차전을 모두 잡아야 한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고도 2연패를 당한 한화가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가기란 쉽지 않다. 역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최종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 것은 20번 중 6번으로 확률상 30%. 그 중 2연패 이후 3연승 역스윕은 4차례, 확률은 20%로 더 떨어진다. 
당장 3차전 스윕패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3차전 넥센이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내세우는 반면 한화는 선발·중간을 오간 장민재가 나선다. 선발 싸움에선 넥센으로 무게가 확 기운다. 11년만의 가을야구에서 승리 한 번 맛보지 못하고 단 3경기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 대전에서 한화 경기를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을까. 아직 대전의 가을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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