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이정후의 명품 수비, "10년차 외야수 못지 않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10.21 09: 00

#1.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정후(넥센)는 5-5로 맞선 7회 무사 1루서 최형우(KIA)의 좌중간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했다. 1루 주자 나지완까지 더블 아웃으로 연결하며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8회 유민상의 까다로운 타구도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냈다. 
#2. 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는 2-3으로 뒤진 8회 무사 1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최재훈. 넥센의 세 번째 투수 오주원의 5구째를 받아쳐 좌익수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담장을 곧바로 맞힐만한 장타성 타구였지만 이정후가 결정적인 순간 몸을 날려 타구를 걷어냈다. 
#3.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정후는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김회성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그러나 포구 과정에서 왼쪽 어깨가 반대편으로 꺾이면서 탈구로 의심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결국 이정후는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김규민으로 교체됐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 휘문고 시절 내야수로 뛰었던 이정후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외야수로 전향한 케이스. 외야 전향 2년차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수 차례 명품 수비를 연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낸다. 
넥센의 외야 수비 지도를 맡고 있는 송지만 코치는 "이정후는 잘 알다시피 원래 가진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이정후의 수비를 보노라면 10년차 외야수를 보는 것 같다. 타구에 대한 집중력이 아주 뛰어나다. 그만큼 두려움이 없고 굉장히 여유가 있다는 의미"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송지만 코치는 이어 "최근 들어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내야수 출신 외야수가 어깨도 강하고 바운드 타구 처리도 잘한다. 이정후도 마찬가지"라며 "이정후는 자신의 능력치를 알고 움직인다. 팀내 투수 및 상대 타자의 성향을 다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응용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경기 전 동료들이 타격 훈련을 할때 외야에 나가 수비 훈련에 나선다. "일반적인 펑고 타구를 잡는 것보다 (언제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실전에 가까운 타구를 처리하면서 타구 판단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송지만 코치의 말이다. 
그리고 송지만 코치는 "흔히 방망이가 안맞으면 수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정후는 수비 측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경기 중 수비 위치 조정 신호를 보냈는데 이제는 아주 중요한 상황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굳이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니까"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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