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예진의 얄미운 악행이 매회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완벽한 '팥쥐 엄마' 연기 덕이다.
임예진은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에서 한없이 비굴하지만 도란(유이)에게는 너무 가혹한 안하무인의 소양자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21~22회에서 양자는 허락도 안 받고 도란의 카드로 미란(나혜미)과 함께 쇼핑하고 비싼 밥을 사 먹었다. 양자는 카드 사용 허락을 받지 않은 걸 걱정하는 미란에게 "우리가 뭐 남이야? 엄마랑 동생이 카드 좀 썼다고 죽일 거야 어쩔 거야"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그러면서 "중국음식은 다 좋은데 이 느끼한 게 문제야"라고 한 뒤 후식 아이스크림까지 챙기려 했다.
도란이 하루 동안 100만 원을 쓴 것에 대해 따지고 묻자 양자는 "남의 집 딸들은 돈 벌면 엄마 쓰라고 카드 만들어 준다더라. 딸 카드 좀 썼다고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용돈 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도둑 소리를 해"라고 적반하장 태도로 일관해 시청자들까지 발끈하게 했다.
또 양자는 "아나운서 학원비는 도와주겠지만 용돈은 벌어서 사용하라"는 도란의 말을 전해듣고는 "아유~ 치사하게. 기왕 도와줄 거면 기분 좋게 용돈까지 대주지. 알바하면서 무슨 시험 준비를 해?"라고 덧붙여 속 긁는 소리를 이어갔다.
앞서 사기를 당해 길거리에 나앉게 된 양자와 미란은 찜질방, 여관을 전전긍긍했다. 양자는 도망 다니다가 만난 사채업자에게는 "살려달라"고 빌고, 가게 주인들에게는 돈이 없어 굽실거렸다. 하지만 집을 날렸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돼 찾아온 도란에게는 "이 집을 팔아 먹든 날려 먹든 니가 뭔 상관인데" "너만 우리 집에 안 들어왔으면 우리 미란이 아빠가 왜 죽어!" "너 때문에 내 인생 완전히 꼬였어"라는 등 우악스럽게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현재 양자는 봄앤푸드에 입사한 도란의 집을 찾아가 얹혀살기로 작정한 상황. "나가 달라"는 도란의 말에 "길러준 정"을 운운하며 민폐 캐릭터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소양자는 '양자스럽다'는 표현을 새로 써야 할 만큼, 양자 역할에 제대로 녹아든 임예진의 악역 연기가 일품이다. '하나뿐인 내편' 시청의 묘미 중 하나로 제대로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다수다.
소양자의 이중적인 모습, 특히 친딸은 아니지만 20년 넘게 기른 정이 있는 도란을 대하는 언행은 시청자들의 분노와 원성을 사고 있다. 이 드라마 속 독보적 악한 캐릭터로 각인되고 있는 그가 도란은 물론, 시청자들의 속을 어디까지 답답하게 할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하나뿐인 내편'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면서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는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55분 방송./ yjh0304@osen.co.kr
[사진] ‘하나뿐인 내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