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작품상은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 2018)에게 돌아갔다.
22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 55회 대종상 영화제가 진행된 가운데 올해의 최우수 작품상으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호명됐다.
이창동 감독을 대신해 이날 무대에 오른 제작사 파인 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는 “영화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6년에 크랭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1년 후에나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가 믿고 기다려 주셔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버닝’은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만들었다. 올해는 ‘1987’ ‘신과 함께’ ‘공작’ 등 대단한 영화들이 많았는데 대종상이 우리 영화를 지지해줘서 고맙다”며 “이 영화를 좀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없었던 것이 제 책임인 것 같아 미안하다. 영화를 봐주신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 올해를 기점으로 대종상도, 한국영화도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버닝’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올 5월 열린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은 전 세계 작품들과 수상을 놓고 겨뤘지만 아쉽게도 불발됐으며 같은 달 국내 개봉해 흥행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하며 여한을 풀었다.
일본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반딧불이-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종수의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 등 세 사람의 만남과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매 작품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정교한 전개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이창동 감독이 ‘버닝’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일보했다.
가족 기능의 약화, 청년 실업, 빈익빈 부익부, 청년 세대의 분노까지 포괄하는 내용으로 우리 사회의 전반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대박 흥행을 기록한 작품들과 견줘 작품상을 차지함으로써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영화 포스터, 영화 제작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