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찌릿찌릿해야 가을" 한화, 긴장 끝-대반격 서막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23 10: 32

"찌릿찌릿하네. 포스트시즌은 이런 맛이 있어야지".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가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지난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8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접전 끝에 넥센에 4-3 승리를 거둔 뒤였다. 경기 내내 굳은 표정으로 경기에 몰입했던 송진우 코치였지만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가을야구 승리의 여운을 만끽했다. 
송진우 코치 개인적으로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이날 경기를 하기 전까지 가장 최근 한화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7년 10월12일 대전에서 치러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현역 송 코치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하며 구원승을 거둔 바 있다. 

그 이후로 한화는 무려 10년간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암흑기를 끝내고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너무 들뜬 나머지 의욕이 앞섰고, 큰 경기에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도 흔들렸다. 하지만 3차전 1점차 승리로 가을야구가 주는 찌릿찌릿함을 느꼈다. 긴장감도 풀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았는데 김태균의 한 방으로 풀렸다. 경험이 쌓여 조금 여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나도 그렇고, 우리 젊은 선수들은 초짜다. 이런 경험들로 앞으로 더 크게 클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9회 결승 2루타를 터뜨린 김태균은 "오랜만의 가을야구라 그런지 모든 것이 다 새롭다"며 "1~2차전은 (대타로) 뒤에서 계속 준비를 하느라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3차전도 1회부터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큰 경기가 주는 중압감은 어느 선수에게나 같은 무게였다. 
최고 마무리 정우람도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확정지은 뒤 온몸으로 포효했다. 그 역시 "우리 선수들이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하다 보니 처음에 긴장한 면이 있었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내일부터 조금 더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3차전 승리로 한화는 11년 묵은 가을야구 긴장감을 일거에 해소했다. 11년만의 가을야구 승리란 큰 숙제 하나를 덜어내 남은 경기 부담도 덜하다. 대반격을 위한 서막이 열렸다. 한용덕 감독은 "모든 선수가 끝나고 나면 병원에 가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waw@osen.co.kr
[사진] 고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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